티스토리 뷰

- 예천 개심사터 오층석탑 (사진 출처: 조선고적도보, 1918년 출판)

천 읍내로 들어가는 길목에 솔개들이란 꽤 너른 들판이 있습니다. 그 들판 가운데에 탑이 하나 있습니다. 탑이 있는 이 일대는 개심사(開心寺) 절터입니다. 개심사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합니다.

한 도사가 예천을 지나가다가 잠두산((蠶頭山)에 올라 예천의 지형을 바라보았습니다. 잠두산이 화기를 품고 소년을 죽일 지형으로, 예천이 발전하지 못할 불길한 징조를 보았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잠두산 아래에 절을 지었는데, 바로 개심사라고 합니다.


위 사진은 <조선고적도보>에 실린 개심사터 오층석탑의 모습입니다. 멀리 보이는 산은 당시의 피폐함을 말해주듯 하나같이 헐벗었고, 가을걷이가 끝나 텅 빈 논은 쓸쓸해 보입니다. 탑의 모습은
지금과 별로 다를 바 없습니다. 다만 하층기단이 땅속에 묻혔습니다.

- 예천 개심사터 오층석탑

개심사터 오층석탑의 최근 모습입니다.

하층기단에 십이지상, 상층기단에 팔부중상, 그리고 1층 몸돌 남쪽 면에 자물쇠 양옆으로 칼을 거머쥔 인왕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특히 십이지상은 그동안 흐른 세월에 비해서 비교적 또렷이 남아 있는데, 이것은 하층기단이 오랫동안 땅속에 묻혀 있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탑에는 상층기단에 명문에 새겨져 있습니다. 이 명문에 따르면, 고려 현종 1년(1010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이듬해인 1011년 사월 초파일에 완성되었습니다. 이 명문 덕분에 언제 세워졌는지를 정확히 아는 몇 안 되는 탑 가운데 하나입니다.

'문화유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  (0) 2013.03.06
방어산 마애불  (0) 2013.03.05
단성 석조여래좌상  (0) 2013.03.02
청곡사 금강역사상  (0) 2013.03.01
청곡사 삼층석탑  (0) 2013.02.27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