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사기 철화당초문 항아리

- 분청사기 철화당초문 항아리, 조선시대 15~16세기

철화 분청사기의 멋은 백토 면에 그려진 철화문의 붓 맛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굵고 대담하게 그려진 붓질에서 호방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위의 항아리는 철화 분청사기로, 흔히 '계룡산'이라고 합니다.

'계룡산'이란 별명은 계룡산 일대에서 이런 양식의 도자기가 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붙여졌습니다. 일본의 도자기 애호가들은 이런 철화 분청사기를 유난히 좋아했습니다. 그들은 일본 도자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질박한 조형미와 호쾌한 붓질, 강렬한 색감에서 오는 대범한 멋에 매료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분청사기 철화당초문 항아리

이 자그마한 항아리를 보면, 생김새야 그저 소박하기만 합니다. 거칠기 짝이 없는 바탕흙 위에 아랫도리를 휑하니 비우고 대충 쓱쓱 칠한 듯 백토를 칠한 선이 비뚤비뚤합니다. 어찌 보면 이처럼 매끈하게 처리하지 않은 그 자체가 편안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이 항아리에서의 멋은 철화로 그린 당초문입니다. 굵고 대담하게 그린 붓 맛이 볼수록 빠져들게 합니다. 하얀 바탕 위에 멋대로 휘갈긴 듯한 붓질이 시원스럽다 못해 묘한 감흥마저 불러일으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