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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

sky_lover_ 2026. 4. 27. 06:15

- 고선사지 삼층석탑

 

국립경주박물관 뒤뜰 다소 후미진 곳에 고선사지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고선사(高仙寺)는 원효(元曉, 617~686)가 주지 스님으로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적어도 원효가 세상을 떠난 신문왕 6년(686년) 이전에 세워진 절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고선사지를 찾아갈 수 없습니다. 고선사지는 덕동호 물속에 잠겼습니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합니다. 고선사지는 덕동호 물속에 잠기고, 그곳 석탑을 국립경주박물관 뒤뜰에 남겼습니다.

- 덕동호에 잠기기 전의 고선사지 삼층석탑 (사진 출처: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덕동호에 잠기기 전 고선사지에는 고선사지 삼층석탑이 서쪽에 있었고, 동쪽에는 목탑 자리로 여겨질 만한 흙 기단 위에 초석의 흔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목탑 자리가 확인되었다면, 고선사지는 석탑과 목탑이 나란히 있었던 유일한 예로 매우 흥미로운 사례가 되었을 것입니다.

- 고선사지 삼층석탑

 

고선사지 삼층석탑은 2층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세우고 정상에 상륜부를 올려놓았습니다. 

 

- 고선사지 삼층석탑

 

고선사지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석탑 중 가장 당당한 모습의 석탑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석탑은 통일신라시대 석탑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시점에 조성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불국사 석가탑을 뛰어넘는 생동감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고선사지 삼층석탑

 

고선사지 삼층석탑은 박물관 뒤뜰에서 갑갑하게 지냅니다. 이것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사람에게도 운명이 있듯이 고선사지 삼층석탑에도 이것이 운명인가 봅니다. ​하지만 사람이나 물건이나 제 자리에 있을 때 그 역할을 잘할 수 있고 두드러지게 보입니다. 

​비록 석탑이 확 트인 넓은 벌판을 떠나 좁고 갑갑한 곳에서 지내야 하는 신세가 못마땅할지는 몰라도, 수많은 탑이 산산이 깨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데 비하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릅니다. 이것만으로도 고선사지 삼층석탑은 복 받은 운명이라고 위안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고선사지 삼층석탑

 

문화유산위원회에서 고선사지 삼층석탑을 다보탑과 석가탑 복제품이 있는 야외 전시장으로 옮겨 세우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작업은 4~5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옮겨 세우는 동안 고선사지 삼층석탑을 볼 수 없게 되는데, 생각만 해도 벌써 아쉬워집니다.

소재지: 경북 경주시 인왕동 76.

 

(2026.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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