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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백석(齊白石, 1863~1957), 해당추충(海棠秋蟲), 종이에 채색, 114 x 52.5cm.

백석은 중국 근대화가 가운데 대표적 화가로 꼽힙니다. 그는 만 94살까지 살았습니다. 그런데 죽을 때까지 그림 그리는 것을 멈추지 않아서 다양한 그림들을 많이 남겼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그림들 가운데 초충도를 가장 좋아합니다.

작년인가 경매시장에서 그의 작품 거래액이 피카소를 넘어섰다는 기사를 본 적입니다. 아마도 이 거래 대부분이 중국인에 의해 이루어졌을 것이므로, 이것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그의 작품이
중국인에게 얼마나 인기가 높은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해당추충'(海棠秋蟲)란 제목의 그림입니다. 작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13억 원이 넘는 고가로 거래되었습니다. 이 그림은 제백석의 초충도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이 잘 나타나 있는데, 해당화와 함께 고추잠자리, 사마귀, 메뚜기, 나방과 같은 곤충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 세부

먼저 고추잠자리의 모습입니다. 얼마나 정밀하게 그렸는지 실물과 다름이 없습니다.
팔십이 넘은 노년에 이런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쉽게 믿어지십니까?

- 세부

사마귀와 나방, 그리고 메뚜기의 모습입니다. 고추잠자리와 마찬가지로 이것들 역시도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 세부

제백석은 그림뿐만 아니라, 서예와 전각에도 일가견이 있습니다.

먼저 관식(款識)으로 백석제황(白石齊璜)이라 쓰고, 노목(老木)이란 금인(鈐印)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그림 왼쪽 아래 모서리에 심사백계불여한(尋思百計不如閒)이란 또 다른 금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힐항루장(頡頏樓藏)이란 감장인(鑑藏印)도 있습니다.

그런데 심사백계불여한(尋思百計不如閒)이란 글귀는 당나라 시인 한유의 '견흥'이란 시에서 따왔습니다.
그 뜻을 음미해보면 참 좋습니다. 화제(畵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游 城南十六首·遣興(유 성남십육수·견흥)  - 韓愈(한유, 당(唐))

斷送一生惟有酒  尋思百計不如閒 (단송일생유유주 심사백계불여한)
莫憂世事兼身事  須著人間比夢間 (막우세사겸신사 수저인간비몽간)

세월 보내는 데는 오직 술이 있을 뿐
백 가지 계책을 찾아봐도 한가함만 못하네
세상사와 신상의 일을 걱정하지 말게나
모름지기 산다는 것은 꿈결에 비긴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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