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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주봉에서 바라본 전경
전북 군산시 고군산 군도(古群山群島)의 옛 명칭은 군산도(群山島)입니다. 군산도(群山島)는 바다 위의 여러 섬이 산봉우리처럼 무리 지어 있는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전기까지 선유도(仙遊島)를 비롯한 고군산 군도를 군산도라 하였습니다. 군산도는 일찍부터 중국과 교류하는 남방 해상 항로의 경유지이자 군사적 요충지였습니다.
고려시대에 이르러 군산 지역에 조창(漕倉)이 설치되고 중국 송나라가 고려와 교류할 때 북방 민족을 피하여 남방 항로를 이용하게 되면서, 군산도는 주요 조운로(漕運路)이자 중국과 통하는 해상 교류의 주요 거점이 되었습니다.
조선시대에 군산도의 군진(軍鎭)이 옥구현의 진포로 옮겨감에 따라, 군산도는 고군산도(古群山島)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 선유도 망주봉
고군산 군도의 중심인 선유도에 망주봉이 있습니다.
망주봉은 선유도의 북쪽에 있으며, 2개의 바위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큰 바위 봉우리는 남편 바위, 옆의 작은 바위 봉우리는 아내 바위라고 합니다.
- 오룡묘
망주봉 동쪽 봉우리 기슭에 오룡묘(五龍廟)가 있습니다.
- 오룡묘
오룡묘 모습입니다.
송나라 서긍(徐兢)의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오룡묘는 군산도(지금 선유도) 객관 서쪽의 한 봉우리 위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오룡묘가 고려시대에 이미 존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두 채의 당집이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섬 주민들은 앞쪽의 당집을 오룡묘 혹은 아랫당이라 부르고 뒤쪽의 당집을 임씨 할머니당 혹은 윗당이라고 부릅니다. 오룡묘는 다섯 마리 용이 모여 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 오룡묘
오룡묘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 기와지붕 건물입니다.
- 오룡묘
오룡묘는 고려시대 이후 영험한 기도처로 알려졌던 곳입니다.
이곳은 선유도 연안을 항해하던 뱃사람들이 바닷길의 안전을 기원하고, 어로 생활을 하던 섬사람들이 풍어를 빌었던 곳입니다. 이곳 마을에서 매년 당산제와 3년마다 별신제를 지냈으나, 지금은 중단되었습니다.
- 오룡묘
당집 전면에 '오룡묘(五龍廟)'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 오룡묘
오룡묘는 영험한 신당(神堂)으로 이름이 나 있었습니다.
옛날, 선유도 진말의 앞에 망주봉(望主峰)이라는 두 봉우리가 솟아 있었습니다. 이 봉우리 밑에 임씨 성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부인이 해산하여 딸을 하나 낳았는데, 이 딸은 날 때부터 왼손을 쥐고만 있어 아무리 펴 보려 하여도 펴지지 않았습니다. 커서도 그렇게 쥔 손을 한 번도 펴지 않아서 그쪽 손이 병신인가 보다 하고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 딸이 시집갈 나이가 되어 부모는 혼처를 구해 놓았는데, 혼인할 날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에 이 처녀가 없어졌습니다. 혼인 잔치 때 쓰려고 키운 큰 돼지 한 마리도 같이 없어졌습니다. 육지 같으면 이 처녀가 누구와 바람이 나서 돼지 한 마리를 밑천 삼아 도망가 버린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이곳 섬은 배가 있어도 어디 방향을 알 수 없는 바다 가운데라 섬 밖으로는 아예 나갈 수 없었습니다.
집안 사람 동네 사람 모두 나서서 사방으로 사람을 놓아 찾아보았으나 어디에도 없어 모두 맥이 빠졌습니다. 이 봉우리 밑에 북두칠성과 산신(山神)을 모셔 놓은 오룡묘라는 임씨 할머니가 모시는 당집이 있었는데, 그때 한 사람이 이 당집에 가보니 그곳에 이 처녀와 돼지가 함께 죽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처녀가 항상 쥐고만 있던 손을 좍 펴고 죽어 있어서 보니까 손바닥에 왕비(王妃)란 글자가 선명하게 쓰여 있었습니다. 그제야 처녀 부모는 딸이 예사의 여자가 아닌 왕비 될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왕비가 될 사람을 미천한 사람에게 시집 보내라고 하니 어쩔 수 없어 죽게 된 것을 알았습니다. 이에 처녀 부모는 죽은 처녀의 혼은 이 당집에 모시고, 처녀의 시체와 돼지는 신시도(新侍島)라는 섬에 장사 지냈습니다.
오룡묘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합니다.
옛날 어느 때 하도(下道) 청기와를 한배 가득 싣고 이 앞바다를 지나가는데 갑자기 이는 풍랑에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바람이 잦지 않아 고생이 여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하룻밤에는 선장의 꿈에 신령님이 나타나서 말하기를 청기와 석 장을 오룡묘에 바치면 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튿날 선장은 목욕재계하고 그중 좋은 청기와 석 장을 골라 오룡묘에 바쳤습니다. 그러자 바로 바람이 잦아져서 배는 가게 됐습니다. 그때 바쳤다는 청기와는 오룡묘의 지붕에 놓여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 임씨 할머니당
오룡묘 뒤편에 임씨 할머니당이 있습니다.
- 임씨 할머니당
임씨 할머니당은 정면 1칸, 측면 1칸의 우진각 기와지붕 건물입니다.
- 오룡묘와 임씨 할머니당
지금 오룡묘와 임씨 할머니당은 당산제와 별신제 등이 중단된 이후 퇴락했던 것을 2012년에 새로 수리하여 지었습니다.
소재지: 전북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 산 23-1.
(20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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