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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 영동리 회화나무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에 역사상 최초로 자살한 자객(刺客)이 있습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의 '서예촉괴(鉏麑觸槐)'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서예촉괴(鉏麑觸槐)는 '서예(鉏麑)가 회화나무에 머리를 부딪쳐 죽다.'는 뜻입니다.
기원전 607년 춘추시대 진(晉)나라 영공(靈公)은 후세 진시황(秦始皇)보다 인간적으로 더 악독하고 악랄하기 짝이 없는 폭군이었습니다. 그는 세금을 많이 거두어 궁중의 담장을 화려하게 치장하였고, 누대(樓臺) 위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탄환을 쏘아 사람들이 탄환을 피하는 모습을 구경하였습니다. 요리사가 곰의 발바닥을 쪘는데, 설익었다고 하여 그를 죽여 그 시체를 삼태기에 담아 밖에 버리게 하였습니다.
조순(趙盾)이 정경(正卿: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직위)의 자리에 있으면서 영공의 잘못에 대해 자주 간하자, 영공은 이것을 괘씸하게 여겨 자객 서예(鉏麑)를 시켜 몰래 그를 죽이려 하였습니다. 서예가 새벽에 죽이러 가니 침문(寢門)이 열려 있었습니다. 조순이 조복(朝服)을 입고 조회에 나가려 하는데 아직 일러서 앉아 졸고 있었습니다.
서예는 물러 나오며 탄식하였습니다. "이 사람은 홀로 있을 때도 정중함을 잃지 않고 있다니 실로 백성들을 책임질 만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해치는 것은 의롭지 못하다. 그러나 군주의 명령을 어기는 것은 불충(不忠)이다. 나는 이 두 가지 중의 하나는 가져야 하니, 죽느니만 못하다." 서예는 회화나무에 스스로 머리를 부딪쳐 죽었습니다.
서예는 회화나무에 스스로 머리를 부딪쳐 죽음으로써 부당한 명령을 실행하지 않아 후세에 그 이름을 남겼습니다. 이 이야기는 상사로부터 부당한 지시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를 판단하는데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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