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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곡동 소태나무
울산시 북구 매곡동(梅谷洞)은 매화가 가득한 골짜기란 뜻의 운치 있는 지명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은 도시 지역으로 빠르게 변하면서 매화 대신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산업 단지가 들어서 있습니다.
매곡동 지명은 조선 후기 광해군 때 승려이자 풍수지리의 대가였던 성지(性智) 스님이 이곳 땅의 형상이 '매화 가지를 드리운' 형국인 '매화낙지(梅花落枝)'의 명당이라고 하면서부터의 '매곡(梅谷)'이라 하였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이곳 지명이 '뫼골'에서 유래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산의 뜻인 '뫼'가 '매'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매곡동 소태나무
매곡동에 자연 마을로 괴정(槐亭), 신기(新基), 매곡(梅谷), 마동(麻洞)이 있습니다. 그러나 매곡동이 개발되면서 이들 마을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마동(麻洞) 마을은 처음에는 인삼을 재배하여 삼밭(蔘田)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뒤 삼밭(蔘田)이 삼밭(麻田)으로 바뀌면서 삼(麻)이 마(麻)이므로 마을 이름도 자연스럽게 마동(麻洞)이 되었다고 합니다.
- 제당
마동 마을의 제당입니다.
제당은 기와지붕에 외벽은 콘크리트이고 알루미늄 출입문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음력 정월대보름에 동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지금도 동제를 지내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 조산
제당 옆 민가 담벼락 앞에 조산(造山)이 있습니다.
- 매곡동 소태나무
제당 뒤쪽에 노거수 소태나무가 있습니다. 매곡동 소태나무입니다.
이 소태나무는 소태나무로서는 보기 드물게 크고 나이도 많습니다. 이 소태나무가 지금까지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신성시하는 당산나무였기 때문입니다.
- 매곡동 소태나무
소태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나무입니다. 그래서 노거수 소태나무가 흔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소태나무는 주로 산에서 자라고, 다 자라야 그 키가 10m를 겨우 넘습니다. 그래서 마을의 정자나무나 당산나무로 심기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품격이 있는 나무도 아니니 절이나 서원, 명문가의 저택에서 터를 잡기 힘들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예부터 목질부가 한약재로 널리 쓰였습니다. 노거수로 자라기 전에 가지가 잘리거나 몸통이 베어져 약재로 쓰였습니다.
- 매곡동 소태나무
우리말에 '소태를 씹은 표정이다'라거나 '소태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뜩잖은 표정을 하는 것을 '소태를 씹은 표정'이라고 합니다. '소태같다'는 말은 몹시도 쓰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여기서 쓰인 소태는 바로 소태나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소태나무는 지독히 쓴맛이 납니다. 소태나무에서 쓴맛이 나는 것은 콰신(quassin)이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태나무를 한자로 고목(苦木)이라고 합니다. 소태나무는 옛날에 어머니가 젖을 뗄 때 쓰였습니다. 젖꼭지에 소태나무 수액을 발라 젖을 뗐습니다.
- 매곡동 소태나무
이곳은 오래전부터 있던 마을이 사라져가고 대신 고층 아파트와 공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늙은 소태나무는 외딴섬에 홀로 지내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수령: 350년. 높이: 12m. 가슴높이 둘레: 3.87m.
소재지: 울산시 북구 매곡동 212.
(20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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