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마북리 느티나무
포항시 북구 신광면의 북쪽 지역에 마북리(馬北里)가 있습니다. 이곳 지명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합니다.
비학산(飛鶴山)의 지령(枝嶺)에 많은 말 발자국 모양의 흔적이 있어 그 고개를 말발지재라 하였습니다. 약 500년 전 아랫마을인 반곡리는 말을 먹이는 역촌으로 말을 기르고 있었으나 마초(馬草)가 많이 자라지 않아 역촌의 말을 기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배가 고픈 말들이 자주 북쪽 비학산의 지령으로 도망쳐 풀을 뜯어 먹고 돌아다니게 되니 이곳 온 산등성이에 말 발자국이 깊이 패어 모양이 남게 되었고, 이곳이 말발지개 북쪽에 있다고 하여 마북(馬北)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 마북리 느티나무
마북리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면 골짜기 안 끝 마을인 당수동(當樹洞) 마을이 있습니다. 이 마을 아래쪽에 마북저수지가 있습니다. 이 저수지 옆 길가에 노거수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마북리 느티나무입니다.
이 느티나무는 수령이 700년 이상으로, 포항시의 최고령 나무입니다. 1982년 경북 보호수 제1호로 지정되었습니다.
- 밑동
느티나무 밑동입니다. 가운데 큰 줄기는 고사하여 없어졌습니다.
- 마북리 느티나무
마북리 느티나무는 '권씨 할배나무'라고도 합니다. 700여 년 전에 마북리에 처음 자리를 잡은 안동 권씨가 마북리 77-2번지에 심은 나무라고 합니다.
1993년 포항의 극심한 가뭄으로 마북저수지 확장이 결정되어 1996년 마북저수지 확장공사가 시작되면서 이 느티나무는 수몰 위기에 몰렸습니다. 포항의 노거수회 등을 중심으로 이 느티나무 구명운동이 벌어져 4억 5,000만 원의 예산이 확보되어 3년 동안 뿌리돌림 후 1998년 3월 9일에 지금의 위치로 옮겨 심었습니다. 지금 위치는 원래 위치에서 남쪽으로 200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 마북리 느티나무
마북리 느티나무와 관련하여 이 마을 안동 권씨 입향조와 관련된 '무자천손(無子千孫)'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무자천손은 '아들은 없지만 손자가 천명' 또는 '아들은 없지만 자손은 천대를 잇는다'라는 뜻입니다.
옛날 마을에 큰 홍수가 나서 온갖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물살에 휩쓸려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형이 반듯한 어린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센 물살에 넘어지지 않고 꼿꼿이 선 채로 떠내려왔습니다. 이를 본 입향조 권씨가 어린나무를 건져내 방안 소반 위에 얹어 두었습니다. 흙도 없는 소반에 물도 주지 않았는데 한 달이 지나도 죽지 않기에 너무 신기하게 여겨 집안 뜰에 심었습니다.
그런데 나무가 점점 자라 집안에 둘 수 없어 좋은 날을 받아 마을 입구 개울가에 옮겨 심었고, 자식이 없던 권씨는 날마다 이 느티나무를 친자식 대하듯 돌보았습니다. 이런 정성 덕분에 나무는 쑥쑥 자라 늠름한 모습이 되었지만, 권씨는 병으로 앓아누웠습니다.
"내가 죽거든 저 나무를 나로 알고 박주일배(薄酒一杯)를 쳐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당시 권씨의 무덤 자리를 정한 지관(地管)이 말하기를 "이 터가 바로 무자천손의 터"라고 했습니다. 이 느티나무는 커갈수록 다섯 가지가 동서남북과 중앙을 가리키듯 반듯하게 자랐고, 마을 사람들도 잊지 않고 제사를 지내주었습니다.
입향조 권씨의 유언대로 이 느티나무는 대대로 절을 받는 당산나무가 되었으며, 권씨도 후손은 없었지만 이 느티나무와 함께 마을의 수호신인 '골맥이'로 모셔졌습니다.
- 마북리 느티나무
마북리 느티나무는 수몰 직전에 옮겨 심을 때 워낙 육중한 덩치이다 보니 가지가 부러지기도 하였습니다. 옮길 때의 스트레스 때문에 큰 가지 2개가 고사하였고, 나무 높이도 원래 높이보다 줄었습니다. 그러나 2003년 포항시의 개토 작업과 외과적 처치 등 지속적인 생육 관리 덕분에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포항시 노거수회 등의 시민단체와 마을 사람들은 2002년부터 해마다 칠월칠석 또는 단오에 이 느티나무 주변에 모입니다. 나무의 만수무강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노거수 주변에 손자 손녀의 마음으로 막걸리를 뿌려주는 행사를 엽니다.
- 마북리 느티나무
마북리 느티나무는 막걸리를 마시는 노거수로 유명합니다. '권씨 할배나무' 또는 '무자천손나무'라고도 합니다.
수령: 700년. 높이: 16m. 가슴높이 둘레: 6.9m.
소재지: 포항시 북구 신광면 마북리 90.
(2023.6.18.)
'노거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제 소동리 느티나무 (0) | 2023.06.28 |
---|---|
부산 가덕도 가덕진성 터, 성북동 팽나무와 은행나무 (1) | 2023.06.27 |
경주 노당리 은행나무 (0) | 2023.06.21 |
경남 고성의 보호수 (2) | 2023.06.20 |
함안 홍포서원 유허비와 계내리 은행나무 (0) | 2023.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