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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거수

함안 오곡리 팽나무

sky_lover_ 2023. 2. 17. 07:44

- 오곡리 팽나무

 

함안군 군북면 오곡리(烏谷里)는 원래 오실(奧室)이라 하였습니다. 지금처럼 오곡(烏谷)으로 불리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합니다.

 

신라 말경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이 어린 시절 어머니를 모시고 이곳을 지나던 중 피로가 겹치고 배도 고파 이곳 뒷산에서 쉬고 있는데, 어디선가 까마귀가 날아와 하늘 위로 빙빙 돌더니 최치원 앞에 사뿐히 내려앉아서 닭 다리를 물어 주고 날아갔습니다. 최치원 모자(母子)는 닭 다리를 먹고 허기를 면하여 목적지인 통영까지 무사히 갈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 이곳을 오곡(烏谷)이라 하였습니다.

 

또한, 오곡 마을의 뒷산 생김새가 까마귀 두 마리가 깃을 펴고 나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한강(寒岡) 정구(鄭逑)가 이 지명을 지었다고도 합니다.

 

- 상데미암

 

위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바위 봉우리는 상데미암(맹미바위, 피바위봉)입니다. 상데미암은 깎아지른 암벽으로, 암벽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오곡리는 사방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 안에 있습니다. 석교천 상류 분지인 이곳은 서쪽과 남쪽으로는 오봉산(五峯山)이, 동쪽으로는 여항산(艅航山) 자락인 상데미산(한국전쟁 후 중머리산, 갓뎀산, 전투산(戰鬪山)이라고도 함)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곳은 군북면에서 가장 남쪽으로, 산지로 둘러싸인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입니다.

 

- 오곡리 팽나무

 

오곡리는 비실재(嶺)를 넘어 여항리 오실골을 지나 창원 진전면의 2번 국도와 통하는 옛길의 요충지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곳에 마을들이 형성되었습니다.

 

마을 가운데 가장 먼저 형성된 마을은 골마을 혹은 고마을(고촌(古村))이고, 맨 나중에 형성된 마을은 새마을 혹은 신촌(新村)입니다. 이곳 새마을 마을 뒤편의 나지막한 언덕에 노거수 한 그루가 있습니다. 오곡리 팽나무입니다.

 

- 밑동

 

오곡리 팽나무 바로 아래에 민가가 있습니다. 팽나무에서 집 마당이 빤히 내려다보입니다.

 

- 오곡리 팽나무

 

겨울 팽나무는 나뭇잎을 모두 떨구고 가지를 하늘로 향해 뻗었습니다. 벌거벗은 가지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이 모습은 겨울나무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 오곡리 팽나무

 

오곡리 팽나무는 마을 뒤편 높은 곳에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서 마을을 지켜주는 노거수도 좋지만... 오곡리 팽나무처럼 마을 뒤편 높은 곳에서 마을을 지켜보는 노거수도 좋습니다.

 

수령: 310년. 높이 15m. 가슴높이 둘레: 3.7m.
소재지: 함안군 군북면 오곡리 450-1.

 

- 오곡리 팽나무

 

나무의 시  - 류시화

나무에 대한 시를 쓰려면 먼저
눈을 감고
나무가 되어야지
너의 전생애가 나무처럼 흔들려야지
해질녘 나무의 노래를
나무 위에 날아와 앉는
세상의 모든 새를
너 자신처럼 느껴야지
네가 외로울 때마다
이 세상 어딘가에
너의 나무가 서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지
그리하여 외로움이 너의 그림자만큼 길어질 때
해질녘 너의 그림자가 그 나무에 가 닿을 때
넌 비로소 나무에 대해 말해야지
그러나 언제나 삶에 대해 말해야지
그 어떤 것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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