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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산청 단계리 석조 여래좌상

sky_lover_ 2012. 5. 10. 07:23

- 산청 단계리 석조 여래좌상

남 산청의 단계마을은 옛 돌담이 아직도 남아 있는 곳입니다. 한옥들이 늘어선 구불구불한 골목길은 이제는 거의 사라져 보기 어려운 정겨운 돌담길입니다.

풍수지리에 의하면 이곳 단계마을은 지형이 배 모양을 하고 있어 배를 띄우기 위해 예로부터 냇물이 넘쳐 물난리가 잦았다고 합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부처님의 힘으로 물난리를 막기 위해서 이곳에 석불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물난리가 계속되자 배에 돛대와 삿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그것들을 주위 가까운 나무에 걸어 두었더니 그 뒤로 물난리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 속의 석불은
단계리 석조 여래좌상으로, 마을 남쪽 끝에 있는 아담한 공원에 있습니다. 석불이 있는 이곳은 배 모양의 마을 지형으로 보면 뱃머리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 단계리 석조 여래좌상

또 다른 전설에 의하면 석불의 손이 두 개 모두 있으면 배를 저어 떠난다고 해서 한쪽 손을 떼어냈다고도 합니다. 그런 까닭인지 현재 석불 오른쪽 팔 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없습니다. 떨어져 나갔던 머리 부분은 부근에서 찾아서 다시 붙였다고 합니다.

이 석불은 어느 때엔가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보입니다. 얼굴을 거의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파손되었고, 오른쪽 팔 부분은 아예 떨어져 나가고 없습니다. 석불이 이렇게 훼손되고 난 후에
앞의 전설도 더불어 생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단계리 석조 여래좌상

석불의 얼굴은 살이 붙어 통통한 편으로 여겨지지만, 워낙 훼손이 심해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눈, 코, 귀, 입 등 어느 것 하나 남아 있지 않습니다.

넓고 각이 진 어깨와 튼튼한 가슴으로 표현한 상체는 건장한 모습인 데 비해 하체는 상대적으로 빈약하여 안정감이 떨어집니다. 이런 양식은 고려시대 불상에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 팔은 떨어져 나가 없어졌지만, 왼쪽 팔은 그나마 남아 있습니다. 왼손을 자세히 보면, 약 단지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석불은 약사여래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성시기는 고려시대로 보고 있습니다
.

- 석불 뒷면

석불 뒷면에는 별다른 조각이 없어 민듯합니다. 다만 광배를 고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구멍이 나 있습니다.

- 불대좌

석불과 마찬가지로 불대좌 또한 훼손이 심합니다. 상대석은 심하게 파손되었고, 중대석은 아예 없어졌습니다. 그렇지만 하대석은 비교적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대석은 붉은 빛깔이 도는 화강암으로 되어 있습니다. 산청 영암사터의 귀부에서 보았던 돌의 색깔과 비슷합니다. 팔각형의 하대석 아랫면에는 면마다 안상무늬을 새겼고, 그 위에 8개의 두툼한 복련을 귀꽃과 함께 새겼습니다. 상대석에는
이런 하대석과 대칭되게 앙련을 새겼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 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석불은 이리저리 깨어지고 부서져 형태만 겨우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단계마을 입구에 버티고 앉아 변함없이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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