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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

sky_lover_ 2021. 12. 4. 08:13

- 미탄사지 삼층석탑

 

경주 황룡사지(皇龍寺址)에서 남쪽으로 250m쯤 떨어진 들판에 절터가 있습니다. 미탄사지(味呑寺址)입니다. 지금 절터에는 석탑 1기가 있습니다.

 

- 미탄사지 삼층석탑

 

미탄사라는 절 이름은 <삼국유사(三國遺事)> 기이(紀異)편 신라시조혁거세왕(新羅始祖赫居世王)조에 나옵니다. 삼한시대에 진한(辰韓)의 한 소국인 사로국(斯盧國)을 구성했던 사로육촌(斯盧六村) 가운데 네 번째 촌인 취산진지촌(觜山珍支村)을 설명하는 구절에서 언급되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네 번째 촌은 취산진지촌이다. 마을 어른은 지백호(智伯虎)라 하여 처음 화산(花山)에 내려왔다. 이가 본피부 최씨(本彼部崔氏)의 조상이 되었다. 지금은 일러서 통선부(通仙部)라고 하니, 시파(柴杷) 등 동남촌(東南村)이 여기에 속하였다. 최치원(崔致遠)은 본피부(本彼部) 사람이니 지금도 황룡사 남쪽의 미탄사 남쪽에 옛날 집터가 있어 이것이 최후(崔侯, 최치원)의 옛집이라고 하니 아마도 명백한 것 같다.

절은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할 때에는 있었으나, 조선 시대 지리지에는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고려 후기~조선 초기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미탄사지에서 바라본 남산

 

미탄사(味呑寺)란 절 이름이 특이합니다. 한자 뜻대로 풀이하면 맛 미(味) 삼킬 탄(呑), 즉 맛을 삼키는 절이라는 뜻이 됩니다. 여느 맛집 이름도 아니고 명색이 절 이름인데, 이런 뜻으로 짓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뜻이 있을까요?

미(味)는 원효의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에 나오는 일미관행(一味觀行), 일미도(一味道), 일미지법(一味之法), 일미지원(一味之源), 일미진실(一味眞實)의 일미(一味)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금강삼매경론>에서 '경지무이 유시일미'(境智無二 唯是一味), 대상(境)과 지혜(智)는 둘이 아니니 즉 일미(一味)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미 즉시일승'(一味 卽是一乘), 일미(一味)는 즉 일승(一乘)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미탄(味呑)이란 경지무이(境智無二)의 진리를 삼킨다, 즉 일승(一乘)의 경지(境地)에 이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미탄사지 삼층석탑

 

탑은 꽤 큽니다. 높이가 6.12m입니다.

 

- 석등

 

석탑 앞에 석등이 놓여 있습니다. 석등은 간주석과 하대석만 남아 있습니다.

 

- 미탄사지 삼층석탑

 

탑은 이층기단의 삼층석탑입니다.

 

1980년 이전까지는 무너져 기단부와 탑신부의 일부 부재가 소실된 채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1980년에 남은 부재들을 모아 복원을 하였으며, 소실된 부재는 새로 만든 것으로 보완하였습니다.

 

- 기단부

 

기단부는 여러 개의 돌로 짜 맞추어져 있습니다.

 

기단 면석에는 모서리기둥과 2개의 가운데기둥이 있습니다. 하대갑석과 상대갑석 윗면에 2단의 받침이 있습니다. 하나는 호각형이고, 다른 하나는 각형입니다. 이 받침은 깔끔합니다.

 

- 탑신부

 

탑신부는 3층입니다.

1층 몸돌보다 2층과 3층 몸돌 크기가 현저히 줄었고, 몸돌보다 지붕돌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붕돌 아랫면의 층급받침이 탑의 크기에 어울리지 않게 3단입니다.

 

- 미탄사지 삼층석탑

 

절은 오래전에 사라졌고, 홀로 남은 탑은 흐트러짐 없이 서 있습니다. 미탄사지 삼층석탑... 꾸밈없이 정연하면서도 의연한 그 자태가 발길을 붙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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