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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곡사 현각선사 부도비

 

구례 연곡사에는 당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부도가 셋 있습니다. 동부도, 북부도, 서부도가 그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뛰어난 부도비도 둘 있는데, 부도보다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됩니다.

 

연곡사의 부도비는 동부도비와 현각선사 부도비(玄覺禪師浮屠碑)를 꼽을 수 있습니다. 동부도비는 대적광전 동쪽의 동부도 부근에 있고, 현각선사 부도비는 대적광전의 서쪽에 있습니다.

 

- 현각선사 부도비

 

현각선사 부도비는 귀부와 이수만 남았지만, 남아 있는 부분만으로도 당당함을 느끼게 합니다.

 

귀부는 네 다리를 사방으로 뻗쳐 납작 엎드린 형상입니다. 그런데 왼쪽 앞발을 살짝 들어 앞으로 나서려는 자세를 취하였습니다. 이것은 새로 나라를 연 고려 초의 포부와 힘을 나름 표현한 것이 아닐까요?

 

- 귀부 머리

 

귀부는 지나치게 큰 머리와 큼직한 입이 특징입니다.

 

귀부의 머리는 용의 형상을 하였습니다. 이마에 깨어져 나간 뿔이 있고, 입에는 여의주를 물었으며, 코는 들창코고, 부리부리한 눈과 함께 입 주위로 갈기 모양의 수염이 있습니다.

 

- 부분

 

귀부의 등에는 귀갑문이 있고, 비좌(碑座)의 옆면에는 안상무늬가 있습니다.

 

- 귀갑문

 

귀갑문 안을 꽃과 '卍'자로 채워 멋을 부렸고...

 

- 귀꽃

 

양 옆면의 안상무늬 안을 큼직한 귀꽃으로 채웠습니다.

 

- 현각선사 부도비

 

정면에서 바라본 부도비입니다. 귀부는 보기에 따라 포효하는 듯도 하고, 실실 웃는 듯도 합니다.

 

- 비편

 

비편입니다. 비편 글씨는 2cm 정도의 해서체입니다. 구양순체(歐陽詢體)를 바탕으로 한, 단정한 글씨입니다. 

 

비문은 학사(學士) 왕융(王融)이 글을 짓고, 장신원(張信元)이 글씨를 썼습니다. 그리고 옛 탁본에 의하면 고려 경종 4년(979년)에 부도비가 세워졌다고 합니다.

 

- 비액

 

이수 앞면의 비액(碑額)입니다. 일부 글자는 마모로 희미해졌지만, 나머지 글자는 그런대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비액 글자는 '현각왕사비명'(玄覺王師碑銘)입니다. 고려 초 승려 현각선사(玄覺禪師)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이수 부분

 

이수에는 여덟 마리의 용이 있습니다. 앞면과 뒷면에 각 네 마리씩 있습니다.

 

- 이수 뒷면

 

이들 용은 구름 속에서 화염에 싸인 여의주를 다투는 것과 바깥쪽을 향해 있는 것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 이수

 

바깥쪽을 향해 있는 용들입니다. 날카로운 발가락을 지닌 용의 모습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이 넘칩니다.

 

- 현각선사 부도비

 

비신은 19세기 초에 깨졌습니다. 이때 남쪽 산이 3일 동안 울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손상을 입은 것이 풍화(風化)로 무너졌습니다.

 

부도비는 구한말 의병항쟁 도중에 일본군의 약탈과 방화로 더 철저히 파괴되었습니다. 얼핏 보아선 알아채기가 쉽지 않겠지만, 지금의 귀부는 흩어져 있던 조각들을 1970년에 한데 모아 붙여 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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