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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곡사 동부도
지리산 피아골은 현대사의 질곡을 간직한 사연 많은 곳입니다. 피아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직전(稷田)마을 조금 못 미쳐 연곡사(鷰谷寺)가 있습니다. 이곳 절의 북동쪽에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기품을 지닌 동부도가 있습니다.
동부도는 신라 말에 조성되었으며, 누구의 부도인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혹자는 도선국사(道詵國師, 827~898년)의 부도라고 합니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 동부도
동부도를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첫눈에 그 아름다움에 반했습니다. 지금도 부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 기단부
기단은 상대석, 중대석, 하대석으로 되어 있습니다.
- 하대저석
2단 하대석의 하단에는 구름에 둘러싸인 용이 얕게 새겨져 있고...
- 사자상
상단에는 사자상이 있습니다.
어떤 사자는 앞발 하나를 턱에 갖다 댄 채 있고...
- 사자상
어떤 사자는 잔뜩 웅크리고 앉았습니다.
- 신장상
중대석에는 신중상이 있습니다. 모두 8구로, 팔부신중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뛰어가는 신중상도 있고...
- 신장상
편하게 쭈그리고 앉은 신중상도 있고...
- 신장상
두 손으로 무언가를 쥐고 엉거주춤 앉은 신중상도 있습니다.
- 부분
상대석을 어떨까요? 서로 엇갈린 두 겹의 앙련(仰蓮)이 돌아가며 있는데, 연잎 하나마다 그 안에 국화 같은 꽃무늬가 있습니다. 화려함에 화려함을 더했습니다.
상대석 위에는 비교적 높은 몸돌받침이 있습니다. 몸돌받침에는 모서리마다 중간에 둥근 마디가 있는 기둥이 있고, 그 안에 가릉빈가(迦陵頻伽)가 있습니다.
- 가릉빈가
가릉빈가는 극락정토에 깃들이며, 사람의 머리에 새의 몸을 하고 있다는 상상의 동물입니다.
자태가 매우 아름답고, 소리 또한 오묘하여 묘음조(妙音鳥), 미음조(美音鳥), 옥조(玉鳥)라고도 하고, 극락정토에 산다고 하여 극락조(極樂鳥)라고도 합니다.
- 몸돌(2010.10.03.)
몸돌은 팔각형입니다. 아래보다 위의 폭이 좁은 사다리꼴입니다. 그래서 부도는 좀 더 높이가 커 보입니다.
몸돌에는 문비, 향로, 사천왕상이 있습니다.
- 문비(2010.10.03.)
문비는 문틀 안에 자물쇠와 둥근 손잡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문틀 위쪽에 둥그스름한 형태의 장식도 있습니다.
- 향로
향(香)은 불교에서 해탈향(解脫香)이라고 해서 해탈을 의미합니다. 자신을 태워 주위를 맑게 하므로 희생을 뜻하기도 하고, 화합과 공덕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불교 의례에서 향이 중요하므로, 향로 또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불구(佛具)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부도에 향로를 새긴 뜻은 이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 사천왕상(2010.10.03.)
사천왕상은 갑옷을 입었고, 손에 무기를 들었습니다. 일부 사천왕상은 눈, 코, 입이 보일 만큼 세밀합니다.
- 지붕돌
지붕돌 하단은 위로 앙곡(仰曲)을 주어 둥글게 하였습니다. 처마는 겹처마입니다.
- 지붕돌과 상륜부
지붕돌은 아름다움과 정교함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서까래와 기왓골은 물론 기와의 끝을 장식하는 막새기와까지 세밀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상륜부는 꽃 모양의 앙화, 보륜, 사방으로 날개를 활짝 편 봉황이 조각된 보개, 그리고 화염 보주로 되어 있습니다.
- 동부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동부도를 동경제국대학으로 옮겨가기 위해 수개월 동안 연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산길로는 운반할 수 없어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동부도가 있는 곳이 당시에는 길이 험한 지리산 골짜기 깊은 곳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동부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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