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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구례 천은사

sky_lover_ 2021. 8. 19. 07:25

- 천은사

 

구례(求禮)에서 지리산 성삼재로 넘어가는 초입에 천년고찰인 천은사(泉隱寺)가 있습니다.

 

천은사는 신라 흥덕왕 3년(828년)에 인도 승려 덕운(德雲)이 창건하였습니다. 경내에 맑고 차가운 샘물이 있어 감로사(甘露寺)라 하였습니다. 이 물을 마시면 흐렸던 정신도 맑아진다 하여 많은 스님이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고려 충렬왕 때에는 남방 제일 선찰(南方第一禪刹)로 승격되었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절이 완전히 불탔습니다. 광해군 2년(1610년)에 혜정(惠淨)이 중창하였고, 숙종 5년(1679년)에 단유(袒裕)가 중건하여 천은사라 하였습니다.

 

- 일주문

 

절의 경내로 들어가는 첫 문은 일주문입니다.

 

일주문은 화려한 다포집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지나갈 수 없게 막아놓아 살펴보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 편액

 

천은사에서 놓쳐서 안 될 것 가운데 하나는 일주문 편액입니다. 이 편액은 조선 4대 명필의 한 사람인 원교(圓嶠) 이광사(李匡師)가 썼습니다. 이 편액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합니다.

 

임진왜란으로 불탄 절을 중건할 때 샘가에서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기에 잡아 죽였더니 샘이 솟아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샘이 숨었다 해서 절 이름을 천은사(泉隱寺)라 바꾸었는데, 이상하게도 절 이름을 바꾼 뒤부터 원인 모를 화재가 잦고, 재화(災禍)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절의 수기(水氣)를 지켜 주는 뱀을 죽였기 때문이라며 두려워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이광사가 '지리산 천은사'(智異山 泉隱寺)라는 글씨를 물 흐르는 듯한 필체로 써서 걸었더니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새벽녘의 고요한 시간에는 일주문 현판 글씨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고 합니다.

 

- 보제루

 

일주문에서 계류 위에 걸려 있는 수홍루를 지나 절 마당이 들어서면 강당인 보제루(普濟樓)가 있습니다.

 

보제루는 단청하지 않아 소박하기 그지없습니다. 풍파를 고스란히 이겨낸 고색창연한 모습이 눈길을 오래 붙잡습니다.

 

- 편액

 

보제루 편액은 호남의 명필로 불리는 창암(蒼巖) 이삼만(李三晩)이 썼습니다.

 

글씨가 살집이 제법 두툼하여 단아한 보제루와 잘 어울립니다. '보제루'(普濟樓) 글씨 옆에 '갑진동이삼만서'(甲辰冬李三晩書)라고 쓴 부기(附記)가 있어 1844년 겨울에 쓴 것으로 보입니다.

 

- 극락보전

 

극락보전은 앞면 3칸 옆면 3칸 규모의 다포계 팔작지붕집입니다. 건물은 화려하거나 웅장하지는 않고, 소박하면서 차분한 느낌이 듭니다.

 

- 편액

 

극락보전의 편액은 원교 이광사가 썼습니다. 이 편액 글씨는 일주문 편액 글씨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고...

 

- 편액(해남 대흥사 대웅보전)

 

해남 대흥사 대웅보전의 편액 글씨와 느낌이 비슷합니다. 이 편액도 원교 이광사가 썼습니다.

 

- 아미타후불탱

 

극락보전 내 아미타불 뒤편에 아미타후불탱이 있습니다. 

 

이 불화는 조선 영조 52년(1776년)에 그려졌습니다. 아미타불이 서방 극락세계에서 대중들에게 설법하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였습니다.

 

- 하마상

 

극락보전 내부에 각종 장식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둥에 있는 동물상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하마상이라고 합니다.

 

- 배롱나무

 

응진당 앞 좁은 마당에 배롱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유난히 뜨거운 여름에 나뭇가지마다 분홍빛 불꽃을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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