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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구례 화엄사 구층암

sky_lover_ 2021. 8. 18. 07:34

- 구층암 가는 길

 

구례(求禮) 화엄사(華嚴寺) 대웅전 뒤쪽에 구층암(九層庵)으로 가는 오솔길이 있습니다.

 

구층암은 화엄사 경내에서 불과 5백여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는 길은 호젓한 조릿대 숲길로, 10분쯤 올라가면 구층암에 닿습니다.

 

- 구층암

 

구층암에 닿으면 자그마한 석탑이 먼저 반깁니다. 탑은 절집 마당에 있습니다.

 

- 구층암 삼층석탑

 

이 탑은 1961년에 각황전 보수작업에 참여한 드잡이 김천석과 신영훈 목수 일행이 구층암 일대에 흩어져 있던 석탑 부재들을 찾아내어 복원했습니다.

 

- 기단부

 

기단부는 2단 지대석 위의 2층 기단인지, 3층 기단인지 헷갈립니다.

 

- 1층 몸돌의 여래좌상

 

탑의 1층 몸돌 한 면에 여래좌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날씨가 흐린 탓에 위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해가 뜰 때면 선정에 든 여래좌상의 상호가 밝게 드러난다고 합니다.

 

- 구층암 삼층석탑

 

앞쪽에서 보면 탑은 멀쩡해 보입니다. 하지만 뒤쪽으로 돌아가서 보면 1층 몸돌이 많이 파손되었습니다. 1층 지붕돌도 많이 파손되었고, 3층 몸돌은 아예 없어졌습니다. 상륜부도 노반만 남았습니다.

 

탑 있는 곳은 탑의 일반적인 배치와 맞지 않는 곳입니다. 탑이 원래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측만 있을 뿐 확실한 자료가 없습니다.

 

- 편액

 

구층암에 닿으면 처음 마주하는 승방에 '구층암'(九層庵)이라 쓴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구층암은 예전에 구층연사(九層蓮社), 구층난야(九層蘭若), 구층대(九層臺) 등으로 불렸습니다. 지금 암자 이름인 구층암은 1899년 매천 황현이 쓴 <중수구층암기(重修九層庵記)> 제명에서 처음 나타납니다. 세간에는 예로부터 이 암자에 구층석탑이 있었기 때문에 구층암이라는 이름이 생겼을 것이라고 알려지기도 하였으나, 이는 잘못된 추정으로 보입니다.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 "구층의 누대(九層之臺)도 한 줌의 흙으로부터,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구층대(九層臺)는 구층지대(九層之臺)를 약칭한 것으로, 예로부터 인간이 건축할 수 있는 최대·최고의 건축물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구층대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대한 비유이기도 합니다.

 

- 천불전 오른쪽 승방

 

천불전 앞쪽에 좌우로 승방이 있습니다. 오른쪽 승방은 팔작지붕에 정면 7칸 측면 4칸 규모입니다. 좌우에 방장실을 두고 가운데에 큰방을 두었습니다.

 

이곳은 선실, 강원, 결사도량 등으로 쓰였던 까닭에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즉 선원, 강원, 본존요사, 대방채 등으로 불렸습니다. 지금은 다실(茶室)로 쓰이고 있어 그냥 다실이라 해도 무방하지만, 과거 용맹정진 선원으로 사용되었을 정도로 유서 있는 도량이므로 그 전통을 존중하여 선실이라 부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 모과나무 기둥

 

천불전 오른쪽 승방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2개의 모과나무 기둥입니다.

 

이곳 뜰에 자라던 모과나무가 죽어 승방의 기둥이 되었습니다. 다듬거나 손대지 않고 밑동은 주춧돌에 뿌리를 내리고, 위는 서까래에 가지를 뻗었습니다.

 

- 천불전 왼쪽 승방

 

천불전 왼쪽 승방에도 모과나무 기둥이 하나 있습니다.

 

- 모과나무

 

이곳 뜰에 모과나무가 있습니다. 이 모과나무도 죽으면 승방의 기둥이 될 것입니다.

 

- 석등

 

이곳 뜰에 석등이 있습니다. 높이는 2.4m이고, 기본적인 팔각석등 양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석등은 석탑과 마찬가지로 1961년 각황전 보수작업에 참여한 드잡이 김천석 일행이 복원하였습니다. 당시 구층암 주변에 흩어져 있던 지대석, 하대석, 지붕돌 등 부재들을 수습하였으나, 간주석과 화사석(火舍石)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남은 부재의 규격에 맞게 간주석과 화사석을 새로 만들어 세웠습니다.

 

- 배례석

 

석등 앞에 배례석이 있습니다. 윗면 한가운데에 연꽃무늬 하나를 새겨놓았습니다.

 

- 천불전

 

천불전 정면에 '천불보전'(千佛寶殿)이라 쓴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불전은 정면과 측면 각 3칸 규모입니다. 화려한 다포양식의 팔작지붕을 하여 아담한 규모에 비해 장중하고 화려합니다.

 

- 아미타불

 

내부에 조선 후기 목불인 아미타불과 그리고 천불상 등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 구층암

 

구층암은 자연을 닮은 암자입니다.

 

천 불의 부처가 모셔진 천불전, 뜰의 단아한 석등과 배례석, 그리고 산 모과나무와 죽은 모과나무 기둥 등...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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