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학곡리 석탑

- 학곡리 석탑

 

한동안 전남 고흥(高興)을 생각하면 먼저 떠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학곡리 석탑입니다. 그런데 탑이 있는 곳을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고흥군 두원면 학곡리 학산 동쪽 기슭에 여산 송씨 선산에 있습니다. 주민들이 '탑생이골', 혹은 '절터골'로 부르는 곳입니다. 이곳에 학곡리 석탑이 있습니다.

 

- 약도

 

학곡리 석탑을 찾아가는 약도입니다.

 

학곡리 석탑 바로 옆까지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있습니다. 이 길은 승용차 1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습니다. 학곡리 석탑 조금 못 미쳐 차를 돌릴 만한 곳이 한 곳 있기는 하지만, 그곳 외에는 차를 돌릴 만한 곳이 마땅찮습니다. 이곳을 놓치면 차를 못 돌려 난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피하려면 마을 위쪽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탑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 학곡리 석탑

 

우여곡절 끝에 탑이 있는 곳에 닿으니... 무덤가에 길쭉하게 생긴 탑이 있습니다. 그동안 학수고대하던 학곡리 석탑입니다.

 

- 학곡리 석탑

 

탑은 지금 2층 석탑으로 있습니다.

 

- 학곡리 석탑

 

원래는 5층 석탑으로 추정되며, 지금 높이는 2.4m쯤 됩니다.

 

- 학곡리 석탑

 

1층 몸돌이 고준(高峻)한 것이 백제계 석탑의 특징을 보입니다. 이곳이 옛 백제 땅임을 말하는 듯합니다.

 

- 학곡리 석탑

 

사진으로 탑을 보았을 때는 자그마한 탑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보니 이렇게 컸나 싶습니다. 

 

- 학곡리 석탑

 

한동안 탑을 이리저리 바라봅니다.

 

- 지대석? 기단갑석?

 

지대석, 혹은 기단갑석으로 추정되는 네모난 부재 위에 1층 몸돌이 놓여 있습니다.

 

- 1층 몸돌

 

1층 몸돌은 키다리처럼 길쭉합니다. 면석의 모서리기둥이 특이하게 기다란 액자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 1층 지붕돌

 

1층 지붕돌 아랫면의 층급받침은 거의 생략되다시피 하였습니다.

 

- 1층 지붕돌의 절수구

 

지붕돌 처마를 안쪽으로 사절시키고, 그 안쪽에 절수구를 두었습니다. 빗물 차단에 그만큼 공력을 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 1층 지붕돌

 

1층 지붕돌의 낙수면이 매우 완만합니다. 그래서 지붕돌이 납작해 보입니다. 지붕돌 윗면에 층단과 같은 1단 받침이 있습니다.

 

- 위층 몸돌과 지붕돌

 

1층 지붕돌 위에 있는 몸돌은 1층 지붕돌 윗면의 받침보다 크기가 아주 작습니다. 이 몸돌은 3층 몸돌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위에 올려져 있는 지붕돌은 3층 지붕돌로 보입니다.

 

- 학곡리 석탑

 

위층 지붕돌 윗면에 층단과 같은 2단 받침이 있습니다. 이것은 위태로운 상승감에 나름의 안정감을 부여하기 위한 배려로 보입니다. 위층 지붕돌 위에 올려져 있는 부재는 뒤에 보충된 것으로 보입니다. 

 

- 학곡리 석탑

 

학곡리 석탑은 1층 몸돌이 매우 높고, 지붕돌이 납작하며, 치석술도 세련되지 못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볼 때 백제계 석탑의 한 특징인 1층 몸돌이 매우 고준해지는 양식의 마지막 시기인 13세기 후반에 탑이 조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 학곡리 석탑

 

무덤 위쪽으로 올라가 탑을 바라봅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힘들게 찾은 만큼 감회가 남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