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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창림사지 삼층석탑
경주 창림사(昌林寺)는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되어 조선 시대 초에 폐사되었습니다.
이곳은 신라 최초의 궁궐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국유사>에 "박혁거세와 알영(나중에 박혁거세의 부인이 됨) 두 아기를 남산 서쪽 자락에다 궁실(宮室)을 짓고 키웠는데, 그 자리가 지금 창림사다."라고 하였습니다.
- 창림사지 삼층석탑(2008년 11월 16일)
창림사지 삼층석탑은 절터에서 약간 높은 언덕에 있습니다. 10여 년 전 이곳은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 낮에도 약간 어두컴컴했고, 주위에 민묘가 있어 으스스하기까지 했습니다.
- 창림사지 삼층석탑
지금은 주위 나무들이 모두 베어졌고, 무덤들도 없어졌습니다. 탑도 그동안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냈습니다. 덕분에 탑의 모양새가 한결 훤해졌습니다.
- 팔부신중상(아수라)
상층기단 면석에 팔부신중상이 있습니다. 먼저 3면 8비(三面八臂)의 아수라(阿修羅)...
- 팔부신중상(건달바)
그리고 머리에 사자관을 쓰고, 왼손을 어깨에, 오른손을 배에 대고 있는 건달바(健闥婆)... 이외에 천(天)과 용(龍)이 있습니다.
- 문비장식
1층 몸돌 4면에 문비장식이 있습니다.
- 문비장식
문비장식의 문고리는 마치 실제 문고리와 같아 손으로 잡으면 잡힐 것만 같습니다.
- 탑신부
탑신부는 전형적인 통일신라 석탑 양식입니다.
- 창림사지 삼층석탑
순조 24년(1824년) 도굴꾼이 사리장엄구를 꺼내려고 탑을 무너뜨렸을 때 금동판으로 된 발원문인 국왕경응조무구정탑원기(國王慶膺造無垢淨塔願記)가 나왔다고 합니다. '경응'은 문성왕의 휘(諱)이고, '무구정(無垢淨)'은 통일신라 시대에 탑을 세우는데 신앙적 근거가 됐던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을 뜻합니다. 이 탑지에 따르면, 문성왕 17년(855년)에 탑이 세워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탑지가 창림사지 삼층석탑의 1층 몸돌에 마련된 원형 사리공과 크기가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창림사지 삼층석탑의 조성 시기로 추정되는 8세기 말과 시기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 창림사지 석탑 지붕돌(2008년 11월 16일)
그래서 이 탑지를 이곳 절터에 있었던 다른 탑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견해가 있습니다.
- 창림사지 쌍귀부
석탑 아래 편평한 곳에 쌍귀부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길가 쪽에서 논을 가로질러 접근했는데, 지금은 그쪽으로는 갈 수 없게 막아 놓았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석탑 쪽에서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 그런데 그 길이 나무와 풀에 가려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 창림사지 쌍귀부(2008년 11월 16일)
예전의 쌍귀부는 이끼 때로 새까맸습니다.
- 숭복사지 쌍귀부
쌍귀부는 숭복사지 쌍귀부...
- 무장사지 쌍귀부
무장사지 쌍귀부...
- 법광사지 쌍귀부
법광사지 쌍귀부...
- 창림사지 쌍귀부
창림사지 쌍귀부... 이렇게 4곳에 있습니다.
숭복사는 원성왕의 명복을 빌기 위한 절입니다. 무장사는 태종무열왕이 삼국을 통일한 뒤 병기를 숨겼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법광사는 진평왕 때 세워진 그의 원당사찰(願堂寺刹)입니다. 창림사 일대는 신라 최초의 궁궐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쌍귀부가 있는 절은 신라 왕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 창림사지 쌍귀부
지금 쌍귀부는 찌든 때를 말끔히 걷어내고 말쑥해졌습니다.
- 창림사지 쌍귀부 머리
쌍귀부 머리는 거북 머리에서 용머리로 변하고 있습니다.
- 세부
땅을 굳게 딛고 있어야 할 발은 힘이 빠져있고, 오동통한 것이 귀엽기까지 합니다.
- 창림사지 쌍귀부
뒷모습도 아이 엉덩이처럼 귀엽습니다.
- 창림사지 쌍귀부
동적인 힘이 사라진 귀부... 이것은 시대의 흐름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요? 한때 세상을 호령할 듯한 힘찬 기상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요?
- 창림사지 쌍귀부
한때의 영화는 덧없고 덧없으며... 폐허만 남았습니다. 한여름을 향해 치달은 지금 창림사지는 무성히 자란 풀 속으로 말없이 잠겨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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