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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도로 가는 배에서 바라본 섬
거제도에서 아직도 순수함과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있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작지만 아름다운 섬,
내도(內島)입니다.
내도는 널리 알려진
외도(外島) 바로 곁에 있으면서도 그동안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낚시꾼들만 이따금 드나들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공곶이가 여행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부터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일입니다.
내도를 가기 위해서는 구조라 포구 입구에 있는 내도로 가는 선착장을 찾아가야
합니다. 배편은 구조라에서 출발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9시,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 오후 5시 이렇게 하루 다섯 차례 있습니다. 왕복요금이 1만 원으로 조금 비싸지만, 그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만큼 아름다운 섬이 내도입니다.
- 둘레길이 시작되는 곳
구조라에서 작은 배를 타고 10여 분 바닷길을 헤쳐나가면 내도에 닿습니다. 이곳
선착장에서 출발하여 섬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은 그
거리가 대략 3km 남짓 됩니다. 그러니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넉넉합니다.
둘레길은 섬 북동쪽 끝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서쪽 해안길로
돌아옵니다. 이른 봄을 맞아 둘레길이 시작되는 곳에는
빨갛게 꽃망울을 터트린 동백나무가 늘어서
있습니다.
-
편백숲
둘레길을 들어서서 얼마 가지 않아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숲이 나타납니다. 섬에서 이런 편백숲을 보니 왠지 모르게 조금 낯설다고 느껴졌습니다. 여기부터는 얼마간 오르막길이
이어집니다.
- 에메랄드빛 바다
바다와 접한 둘레길에서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바로 앞에 있는 낭떠러지의 아찔함에
앞서 에메랄드빛 바다로 눈이 먼저 시립니다.
- 길 위에 떨어진
동백꽃
둘레길 곳곳에 동백꽃이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이처럼 붉디붉은 꽃이 꽃송이 채로 그냥 뚝뚝 떨어져 있는 그 처연함을 어떻게 표현할까요?
- 활짝 핀 동백꽃
땅에 떨어진 꽃은 꽃대로 그 처연함이 있고, 이제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채
가지에 매달린 꽃은 꽃대로 그 화려함을 드러냅니다.
- 세심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이말 등대 쪽
섬의 동쪽 허리 부분에 세심전망대가 있습니다. 이곳에 서면, 공곶이에서 서이말 등대에 이르는 해안선이 한눈에
바라다보입니다. 맑은 날씨이면 멀리 대마도도 보인다고 하는데, 날씨가 흐린 탓에 볼 수 없었습니다.
- 동백숲 터널
세심전망대를 지나 다시 동백숲 길로 들어섭니다. 이곳은 울창한 동백나무들로
한낮에도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어두컴컴합니다.
- 나무 밑에 떨어진
동백꽃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동백나무
밑에도 동백꽃이 떨어져 있습니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곳에 떨어져 눈길 한번 받지 못하고 이렇게 시들어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찡해옵니다.
- 신선전망대에서 바라본
외도
섬 동쪽 둘레길을 따라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길을 연인길이라고 합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길이 끝나는 곳에
신선전망대가 있습니다.
섬의 남쪽 끝인 이곳에 서서 앞을 바라보면, 내도 바깥에 있는 섬이라 하여 붙여진 외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옵니다. 이곳에 전하는 이야기로는 옛날 대마도 가까이에 있던 외도(남자 섬)가 구조라 마을
앞에 있는 내도(여자 섬)를 향해 떠오는 것을 보고 놀란 동네 여인이 "섬이 떠온다."고 고함을 치자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남자 섬인 외도와 여자 섬인 내도는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서로 만나지 못하고 먼발치로 그리워하며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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