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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본 숭진리 삼층석탑

양 삼랑진읍 숭진리 골짜기의 들판에 앙증맞은 탑 하나가 외로이 서 있습니다. 이곳 지명을 빌려 숭진리 삼층석탑이라고 합니다. 앞쪽으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작은 개울이 흐르고, 뒤로는 산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곳은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밀양 영원사터의 바로 남쪽입니다. 그리고 밀양 시내에서 삼랑진읍으로 가는 길목입니다. 부근에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가 있습니다. 찾아가는 데는 숭진교회 앞 도로에 있는 안내판을 참고하면 됩니다.

- 숭진리 삼층석탑

이곳에는 탑 외에는 절터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탑 위쪽에 있는 저수지를 만들면서 절터의 흔적도 함께 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예로부터 숭진마을 동쪽 골짜기 깊숙한 곳을 가리점 혹은 가래점이라고 하였습니다. 이곳에서 가래나무를 가지고 '가래'라는 연장을 만들어 팔았기 때문에 붙은 지명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니 전하는 이야기로는 이곳에 가리사(加利寺)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곳 마을 이름이 숭진리(崇眞里)입니다. 숭진(崇眞)이란 부처님의 진리를 받들어 모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곳 마을 이름도 한때 있었던 절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 숭진리 삼층석탑

탑은 한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이 자그마합니다. 고려시대 석탑입니다. 1층 기단에 3층 탑신부를 갖추었습니다.
비록 상륜부는 없어졌지만, 비교적 제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 기단부

기단부는 2단 호각형 받침이 있는 지대석 위에 놓여 있는데,
그 형태가 무척 단순합니다. 면석에는 모서리기둥만 있습니다. 그런데 보이세요? 면석에 총탄 자국으로 보이는 둥근 홈들이 있습니다. 언제 누가 그랬을까요?

- 기단부

면석을 이리저리 보다 보면, 면석 한쪽에 마치 짜깁기한 것처럼 한 토막의 다른 돌이 끼워져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랬을까요? 아니면 나중에 이렇게 된 것일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한참을 들여다봅니다.

- 기단 갑석

기단 갑석에는 아랫면에 부연을 두었고, 윗면에는 보일 듯 말 듯한 경사면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윗면 가운데에 1층 몸돌 받침을 두었는데, 2단 호각형 받침으로 하였습니다. 보통 2단 각형 받침으로 하는데 말입니다.

- 탑신부

탑신부는 기단부에 비해 작고 빈약해 보입니다.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의 돌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2층 지붕돌과 3층 몸돌은 한 돌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까지발을 하고 보아도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몸돌에는 모서리기둥만 있습니다. 1층 몸돌과 비교하면 2층과 3층 몸돌의 높이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지붕돌의 낙수면은 비교적 경사가 급하며, 전각에서 반전을 두었습니다. 지붕돌의 층급받침은 3단입니다.

- 숭진리 삼층석탑

몇 년 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습니다.

진입로 입구에는 이전에는 못 보았던 집도 들어섰고, 흙길이었던 진입로도 깔끔하게 포장되었습니다. 게다가 탑 바로 옆의 논밭에는 비닐하우스까지 들어섰습니다.
이곳에서 키우는 개들이 낯선 사람의 방문에 사납게 짖어댑니다.

이제 이곳에서의 적막함은 사라졌습니다. 땅거미가 깔리는 저녁 무렵 텅 빈 들판을 바라보며 이곳에서 느꼈던 허허로움도 추억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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