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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장항리 절터 서오층석탑
경주 감포 쪽에서 불국사로 넘어가는 고갯길 초입에 옛 절터가 있습니다. 장항리사지입니다.
장항리 절터라는 뜻의 이름입니다. 절 이름을 알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이런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 절터는 냇가 언덕바지에 있습니다. 그래서 절터가 그다지 넓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절터에 남아 있는 탑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합니다.
- 탑신부
장항리 절터 서오층석탑...
이 탑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군더더기와
같은, 쓸모없는 짓처럼 느껴집니다. 그저 바라보고 느끼면 그것으로 충분한,
그야말로 말이 필요없는 탑입니다.
이 탑에 대해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고 아무리 설명을 늘어놓아 본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직접 탑을 바라보며 느끼는 그 느낌에 비하면 말입니다. 때로는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그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입니다.
- 1층 몸돌
이 탑을 그동안 몇 차례나 보았는지 기억마저 흐릿합니다. 그렇지만 처음 대할 때 느꼈던 놀라움만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 느꼈던 두근거림이 어제 일처럼 또렷합니다. 처음 보는 순간부터 이렇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 문비 장식
저녁 햇살에
탑은 살구색으로
물들었습니다. 문비 장식의 사각틀 내 문고리 장식이 오늘따라 더 또렷해 보입니다. 여기에 새겨진 도깨비 얼굴도 덩달아 빙긋이 웃는 것
같습니다.
- 상대갑석에 있는 받침
눈길을 조금 아래로 내려봅니다. 1층 몸돌을 받치고 있는 상대갑석 윗면 받침의 정연함에 눈이
시립니다. 칼날 같은 날카로움에 감춰진 부드러움도 함께 느낍니다.
- 하대갑석에 있는 받침
하대갑석에 잠시 걸터앉아 봅니다. 그리고 상층기단 면석을 받치고 있는 하대갑석 윗면 받침을
쓰다듬어 봅니다. 눈을 감고
손끝으로 그 느낌을 느껴봅니다. 조금 긴 부드러움과 그리고 짧은
날카로움... 교차하는 그 느낌이 참 묘합니다.
이 탑은
바라보고... 만져보고... 그리고 느끼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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