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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덕리 느티나무
전남 광양시 진월면(津月面)의 남쪽 지역에 망덕리(望德里)가 있습니다.
'망덕(望德)'의 원래 이름은 '망뎅이, 망댕이'라고 하였습니다. 망을 보기에 좋은 곳에 있는 마을이란 뜻입니다. 이곳은 섬진강 하구로 망덕산에서 보면 밖으로 한려수도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며, 안으로는 섬진강 지류를 이용하여 다압의 옛 섬진진, 구례, 곡성으로 가는 유일한 길목이기 때문에 파수망를 보기에 좋았습니다.
자연 마을은 외망(外望)과 내망(內望)이 있습니다.

- 망덕리 느티나무
이곳 외망 마을 섬진강 강가에 망덕리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 망덕리 느티나무
망덕리 느티나무 모습입니다.
느티나무는 이리저리 비틀어져 자랐습니다. 느티나무가 겪었던 지나온 세월이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 망덕리 느티나무
수령: 450년. 높이: 9m. 가슴높이 둘레: 3.9m.
소재지: 전남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28.

- 정병욱 가옥
망덕리 느티나무에서 섬진강 강변길을 따라 북쪽으로 조금 가면 정병욱 가옥이 있습니다.
정병욱 가옥은 한글과 우리 민족문화에 대한 탄압이 극심했던 일제강점기 말에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의 유고가 국문학자 정병욱 선생과 가족에 의해 보관되었던 곳입니다.

- 정병욱 가옥과 망덕나루의 옛 모습
정병욱 가옥과 망덕나루의 옛 모습입니다.

- 정병욱 가옥
지금 정병욱 가옥 모습입니다. 가옥 안 모습은 개조되었지만, 바깥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 가옥은 정병욱의 부친이 소유하였던 건물로, 양조장과 주택을 겸하였습니다.
윤동주(尹東柱, 1917~1945)는 1941년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를 발간하려 하였으나 당시 사회 상황으로 좌절되었습니다. 이 유필 시집은 그의 벗인 정병욱(鄭炳昱, 1922~1982)에게 건네져 이곳에서 어렵게 보관되었다가 광복 후 1948년에 출판되어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 연희전문학교 시절 윤동주와 정병욱
윤동주와 정병욱의 만남은 정병욱이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한 1940년 4월에 당시 조선일보에 실린 그의 글을 보고 윤동주가 그가 머물던 기숙사 방을 찾아간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두 사람은 2년 가까이 단짝으로 지냈습니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졸업 기념으로 1941년 말쯤 자신의 시를 모아 시집으로 출간하려 하였으나 민족의식이 담긴 시집 출간으로 고초를 겪을 것을 염려한 스승 이양하 교수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세 권의 원고를 만들어 한 권은 자신이 보관하고, 한 권은 이양하 교수에게, 또 다른 한 권은 벗 정병욱에게 건넸습니다.
1942년에 학업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윤동주는 1943년 7월에 독립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수감생활을 하다가 해방을 6개월 앞둔 1945년 2월에 일본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였습니다.
그 후 1944년 1월에 일제 학병으로 끌려가게 된 전병욱은 광양 망덕포구에 있는 본가의 어머니에게 윤동주의 원고를 맡기며 "목숨처럼 소중한 것이니 잘 간직해 달라"라고 당부하고 전장으로 떠났습니다. 정병욱의 부모는 윤동주의 원고를 항아리에 담아 마루 밑에 숨겨 보관하였습니다.
해방이 된 후 정병욱은 이 원고를 찾아서 강처중, 윤일주 등과 함께 유고시 31편을 묶어 1948년에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발간하였습니다.

- 내부
가옥 내부 모습입니다.

- 내부
가옥 내부에 윤동주 시인의 자필 원고를 마루 밑에 숨겨두었던 모습을 재현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 윤동주 육필 원고(영인본)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짬,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 기념물
정병욱 가옥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배알도로 건너가는 '별 헤는 다리'가 있습니다. 이 다리 부근 섬진강 강변에 학창 시절 윤동주와 정병욱이 나란히 걸터앉아 있는 모습이 담겨있는 기념물이 있습니다. 이 기념물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별보다 빛나는 이야기를 품은 '나'를 찾아가는 여정
내가 평생 해낸 일 가운데 가장 보람 있고 자랑스러운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나는 서슴치 않고
동주의 시를 간직했다가 세상에 알려줄 수 있게 한 일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 백영 정병욱 -
정병욱과 윤동주는 사돈지간입니다. 윤동주가 요절한 후 10여 년이 지난 뒤 정병욱의 여동생 정덕희와 윤동주의 동생 윤일주가 결혼하였습니다. 윤동주에 대한 정병욱의 그리움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병욱의 아호 백영(白影)은 윤동주의 시 '흰 그림자'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벗 윤동주의 시를 보존하고 민족시인으로 추앙받게 하는 데 헌신하였던 그는 자신의 아호를 백영(白影)이라 부르며 윤동주가 우리 민족의 모습으로 그리던 '흰 그림자'를 평생 기억하고자 하였다고 합니다.
소재지: 전남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23.
(2026.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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