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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지금도 이곳이 도리천일까?

sky_lover_ 2012. 8. 29. 08:24

- 선덕여왕릉

일신라 이전에 경주 오악(五岳)은 동악(東岳) 토함산, 서악(西岳) 선도산, 남악
(南岳) 남산, 북악(北岳) 소금강산, 그리고 중악(中岳) 낭산을 말합니다. 낭산은 오악 가운데 중앙에 있었으니 신라 사람들이 이 산을 얼마나 신성하게 여겼을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낭산은 경주 동쪽에 남북으로 길고 낮은 언덕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장 높은 곳이 해발 115m에 불과한 낮은 산입니다. 봉우리는 3개의 구릉에 형성되어 있는데, 남쪽의 선덕여왕릉이 있는 100m의 봉우리, 그리고 북쪽에 102m의 봉우리, 다시 그 북쪽이 가장 높은 115m의 봉우리로 되어 있습니다.


- 선덕여왕릉

선덕여왕릉은 낭산 남쪽 봉우리 정상에 있습니다. 이곳에 선덕여왕릉이 있게 된 데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합니다.


선덕여왕은 죽기 전 신하들에게 "내가 죽으면 도리천에 묻어 달라"라고 하면서, 낭산 기슭에 묻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도리천이란 불교에서 말하는 수미산 꼭대기, 곧 사천왕 위에 있는 부처님의 세계인데 어떻게 인간이 그곳에 묻힐 수 있는지, 그리고 왜 낭산에 묻어달라고 했는지 신하들은 그 영문을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선덕여왕이 죽은 지 32년이 지난 문무왕 때 당나라 세력을 몰아내고 삼국을 통일한 후 선덕여왕릉 아래에 사천왕사를 세우고 호국신인 사천왕을 모셨습니다. 사천왕사가 사천왕이 있는 곳이니, 그 위에 있는 낭산 정상은 부처님의 나라 도리천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 선덕여왕릉

그렇지만 세월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습니다.

한때 선덕여왕릉 아래에 있었던 사천왕사는 이미 오래전에 없어졌고, 그곳 빈 절터마저도 일제강점기 때 철길로 두 동강이 났습니다. 이제 이곳 어디에서도 찬란했던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처럼 모든 게 사라진 지금도 여전히 이곳이 도리천일까요?

- 선덕여왕릉

선덕여왕릉은 둘레가 73m 정도인 평범한 원형 봉토분입니다. 단지 자연석을 이용해 봉분 아래에 몇 단의 보호석을 쌓은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 선덕여왕릉

이제 선덕여왕릉을 지켜주는 것은 능을 둘러싼 소나무들뿐입니다. 이들 소나무는 무덤 쪽으로 해바라기 하듯 몸을 돌려 서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무덤을 지키는 호위병처럼 보입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너무나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그런 지금 선덕여왕릉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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