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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정동 회화나무와 낙동대로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槐亭洞)에 보호수로 지정된 회화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두 그루 회화나무는 남북으로 약 200m 떨어져 있으며, 두 그루 회화나무 사이로 낙동대로가 가로질러 지나가고 있습니다. 편의상 북쪽에 있는 회화나무를 괴정동 회화나무, 남쪽에 있는 회화나무를 괴정동 샘터공원 회화나무라고 하겠습니다.

- 괴정동 회화나무

 

괴정동 회화나무입니다.

 

회화나무가 있는 곳은 도로변입니다. 도로와 나무 사이에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담이 있고, 나무 주변에 약간의 녹지대가 있습니다.

 

- 괴정동 회화나무

 

이 회화나무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합니다.

 

조선 말 다대포 고을에 포악한 첨사가 내려온 뒤 주민들이 나무 정자에서 첨사의 폭정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아차린 첨사가 누각을 보수한다는 명목으로 8명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나무를 잘라 버렸습니다. 그 후에 나무가 있던 자리에서 8개 줄기를 가진 나무가 자라났습니다. 이 나무를 팔정자(八亭子)나무라 하였습니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팔정자나무의 아버지뻘 되는 거대한 회화나무가 수난을 당한 것은 조선 어느 임금 때라고 합니다. 동래 부사가 이곳을 지나다 우연히 이 나무를 발견하고 다대포진 첨사에게 동래부 동헌의 기둥으로 쓰기 위해 나무를 베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동래 부사의 지시에도 신주로 모시는 나무에 선뜻 도끼질하려는 목수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다대포진 첨사가 나무 앞에 사형수에게 내리는 상을 차리고 나무 밑둥치에 '어명(御命)'이라 쓰인 종이를 붙인 뒤 큰절하고 직접 도끼를 들어 왼쪽으로 세 번 도끼질하였습니다.

 

그제야 목수들이 달려들어 나무를 쓰러뜨렸습니다. 그리고 나무의 밑둥치를 흙으로 덮어 마치 사람의 무덤처럼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후 신기하게도 이곳에서 새순이 돋아났는데, 그중 8줄기만이 자라서 오늘의 팔정자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 괴정동 회화나무

 

지금 회화나무는 7개 줄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나무가 아니라 일곱 그루의 나무가 모여 자라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회화나무는 원래 땅속에서 8개 줄기가 자라 팔정자나무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태풍으로 피해를 보아 7개 줄기만 남았다고 합니다.

 

- 괴정동 회화나무

 

이 회화나무 아래에서 마을의 무사 평안을 비는 동제가 매년 5월 7일 열린다고 합니다. 지금의 '괴정동(槐亭洞)'이란 지명도 팔정자나무가 회화나무, 즉 괴목(槐木)이어서 붙여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령: 620년. 높이: 20m. 가슴높이 둘레: 6.2m.
소재지: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932.

 

- 괴정동 샘터공원

 

괴정동 회화나무에서 남쪽으로 약 200m 떨어진 골목에 괴정동 샘터공원이 있습니다.

 

- 괴정동 샘터공원

 

괴정동 샘터공원입니다.

 

샘터공원에는 두 그루 회화나무가 있습니다. 샘 뒤쪽의 회화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샘 앞쪽의 회화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않았습니다.

 

- 회화나무

 

샘 앞쪽의 회화나무는 바로 옆 전봇대와 전선, 주변 건물의 영향으로 많은 부분의 가지가 잘려 나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 괴정동 샘터공원 회화나무

 

괴정동 샘터공원 회화나무입니다. 

 

회화나무는 '큰새미'로 불리는 샘 뒤쪽에 있습니다. 

 

- 괴정동 샘터공원 회화나무

 

회화나무는 1m 정도의 높이에서 줄기가 3갈래로 갈라져 있습니다. 줄기가 갈라진 부분에 빈 구멍이 나 있습니다.

 

- 괴정동 샘터공원 회화나무


이 회화나무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합니다.

임진왜란 때 마을 사람들이 나무 아래에 모여 왜군이 물러가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밀고로 이런 사실이 알려져 왜군이 나무를 베기 위해 마을로 들어왔습니다. 이때 여러 사람이 이를 막는 과정에서 사람이 죽고 다쳤습니다. 왜군은 잘라낸 나무와 함께 죽은 사람을 묻었습니다. 

뒷날 잘린 나무에서 여러 개 줄기가 나왔는데, 줄기 수가 죽은 사람의 수와 같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놀라워하며 나무 아래 우물물을 떠서 음식을 만들어 제사를 올려 죽은 사람들을 위로하였습니다.

 

- 괴정동 샘터공원

 

이 회화나무는 마을의 안녕을 지켜 준다고 전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봄가을 연 2회 동제를 지내고, 동민 대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 괴정 큰새미

 

큰새미입니다.

 

이 샘물은 가뭄이 들어도 물이 줄지 않고 맑아 예전에는 이곳 주민의 식수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도로가 생겨 샘에서 내려가는 물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큰새미는 샘터공원이 조성되어 예전의 모습이 남아 있지 않지만, 여전히 이 샘물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 괴정동 샘터공원 회화나무

 

지금은 작은 도시공원 안에 있지만, 예전에 이 회화나무는 좁은 골목 안에 있었습니다.

 

이 회화나무는 1982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가 생육 공간이 협소하여 보호 관리가 어려워 1993년에 천연기념물 지정이 해제되고 부산시 보호수로 지정되었습니다.

 

수령: 650년. 높이: 20m. 가슴높이 둘레: 6.5m.
소재지: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1244-5.

 

(202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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