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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조도, 작가 미상, 20세기 초반, 종이에 채색
10폭 병풍으로 되어 있는 민화풍의 화조도(花鳥圖)입니다.
화조도(花鳥圖)는 꽃과 새를 그린 그림을 말합니다. 화조도는 8~10폭 병풍 그림부터 손바닥 크기의 작은 그림까지 다양한 형태로 그려졌습니다. 화조도는 정물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산수화나 풍경화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화려한 꽃과 다양한 새들이 그려져 있어 장식성이 높아 많은 사람이 좋아하였습니다.
화조도는 대중적인 그림입니다. 하지만 그리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꽃과 새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기 때문에 상상력으로 대충 그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밀한 관찰과 묘사,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는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의 미묘한 감정을 꽃과 새의 모습에 담아 넣어야 했습니다.
- 화조도
이 화조도에서 이 그림이 특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왜냐하면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새가 그려져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과 새의 몸을 한, 파란색의 새입니다. 파란색 인면조(人面鳥)입니다. 인면조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상서로운 새로 알려졌습니다. 불교에서는 가릉빈가(迦陵頻迦)라는 새도 인면조에 해당합니다. 가릉빈가는 극락정토에서 사는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새입니다.
이 그림 한쪽에 '요지반도 청조애남'(瑤池蟠桃 靑鳥哀喃)이란 글귀가 있습니다.
신선이 산다는 곤륜산에 3,000년에 한 번 열리는 복숭아 즉 '반도'(蟠桃)가 열리는 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이 반도를 먹으면 불로장생(不老長生)합니다. 반도 나무의 주인은 서왕모(西王母)인데, 열매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곤륜산 꼭대기에 있는 궁궐의 아름다운 연못 요지(瑤池)에 신선들을 초대하여 반도연(蟠桃宴)을 열었다고 합니다. '요지반도'(瑤池蟠桃)는 이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청조애남'(靑鳥哀喃)은 '청조(靑鳥) 즉 파랑새가 슬피 운다.'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파랑새는 파란색 인면조를 말합니다.
- 부분
민화풍의 이 화조도에서 파랑새는 무엇을 뜻할까요?
고대 동양에서 파랑새는 영조(靈鳥)로서 길조(吉兆)를 상징해 왔습니다. <한무고사(漢武故事)>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7월 7일, 한무제(漢武帝)가 승화전(承華殿)에서 제를 올렸다. 정오가 되자 파랑새 한 마리가 서방에서 날아왔다. 한무제가 동방삭(東方朔)에게 묻자, 동방삭이 말했다. "이것은 서왕모가 오려는 조짐입니다." 조금 있자 서왕모가 도착했다.
이렇듯 서왕모가 나타날 징조로 파랑새가 출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파랑새는 서왕모의 사자(使者)로 표현되었습니다. 얼굴은 사람, 몸은 새의 형상인 신조(神鳥)로 그려졌고, 보통 두 마리가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파랑새는 '약속'과 '믿음'을 상징하는 새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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