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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담양 명옥헌 원림

sky_lover_ 2019. 2. 13. 07:36

- 명옥헌 원림


까치봉 산줄기가 북쪽으로 뻗어내린 담양 고서면 산덕리에 후산(後山)마을이라는 아담한 마을이 있습니다. 명옥헌 원림(鳴玉軒 苑林)이 마을 깊숙한 곳에 있습니다. 원림에는 산기슭을 타고 내리는 계곡물을 이용한 연못과 주위의 배롱나무, 그리고 단출한 정자가 있습니다.


광해군 시절 명곡(明谷) 오희도(吳希道, 1583∼1623)는 어지러운 세상을 등지고 이곳에서 자연을 벗 삼아 지냈습니다. 그의 아들 오이정(吳以井, 1619~1655)도 선친의 뒤를 이어 은둔생활을 하였는데, 부친이 지냈던 이곳에 별서정원(別墅庭園)을 만들었습니다.


- 배롱나무


명옥헌 원림에 들어서면 먼저 아래쪽 연못 주위에 배롱나무가 늘어서 있습니다.


- 아래쪽 연못


한여름 연못 주위 배롱나무가 붉게 물들면 이곳은 무릉도원이 부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배롱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고 있고, 차가운 겨울비까지 추적추적 내립니다.


- 명옥헌


아래쪽 연못을 지나서 연못을 굽어보는 자리에 정자가 있습니다. 명옥헌입니다.


- 명옥헌


명옥헌(鳴玉軒)이란 이름은 예전에 계곡물이 많았을 때 물이 흐르면서 옥구슬이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여졌습니다.


지금은 그때처럼 아름다운 계곡물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겨울 빗방울이 우산에 부딪히는 소리가 마치 옥구슬이 부딪치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이것은 무슨 조화인가요?


- 명옥헌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집입니다.


- 아래쪽 연못


정자에서 바라본 아래쪽 연못입니다. 경사지 모서리에 석축을 쌓아 연못을 만들고, 그 가운데에 돌을 쌓아 작은 인공섬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연못 크기는 동서 20m, 남북 40m라고 합니다.


- 명옥헌


명옥헌은 방을 가운데에 두고 마루가 사방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 마루 높이가 다른 정자보다 조금 높습니다.


- 명옥헌


방은 1칸 방입니다.


- 명옥헌


한쪽 마루 위에 세 번을 돌아본다는 뜻의 '삼고(三顧)'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 명옥헌


정자 뒤편으로 올라가면 정자와 아래쪽 연못이 함께 바라보입니다.


- 명옥헌


이곳에 서서 겨울날의 쓸쓸하고 삭막한 모습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여름날 배롱나무가 붉게 물들었을 때의 황홀한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 위쪽 연못


정자 뒤쪽에 연못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연못은 땅을 파내어 만들어 마치 물웅덩이처럼 보이며, 가운데에 섬처럼 바위가 놓여 있습니다.


- 명옥헌 각자


위쪽 연못 뒤편 바위에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명옥헌 계축(鳴玉軒 癸丑)'이란 글자입니다. 이 글자는 명옥헌 정면에 붙어있는 현판 글씨와 같습니다.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은 오이정의 아들인 그의 제자 오기석(吳祺錫, 1651~1702)을 아끼는 마음에서 명옥헌이라 이름 짓고 계곡 바위에 새겼다고 합니다. 이 각자(刻字)가 그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우암 송시열이 계축(癸丑)년 즉 1673년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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