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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 동방사터 칠층석탑

주(星州) 읍내를 벗어나 얼마 지나지 않아 왜관으로 가는 도로변에 훤칠하게 솟아 있는 탑이 있습니다. 동방사터 칠층석탑입니다. 탑의 높이가 10m 조금 넘으니 3층 남짓한 건물 높이에 해당합니다.

이곳에 동방사(東方寺)라는 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절은 신라 애장왕 때 세워졌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버렸다고 합니다. 탑은 지금 7층까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는 9층이었다고 합니다. 지금 7층 지붕돌 위에 몸돌 하나가 놓여 있고, 거기에 찰주가 꽂혀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사실인 듯합니다.

- 지대석 기단 면석 받침

지대석은 3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지대석을 3단으로 한 것은 높직한 탑을 받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윗단의 지대석 윗면에는 2단의 받침을 두어 기단 면석을 받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받침의 윗면에 얕은 홈이 파여 있고, 이 홈에 기단 면석이 끼워져 있습니다. 이것은 탑이 높다 보니 더욱 단단히 고정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 기단부 갑석

지대석 기단 면석 받침에서와 같은 것을
기단부 갑석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갑석 아랫면에 낮은 1단의 부연을 두었는데, 여기에도 얕은 홈이 파여 있습니다. 이 홈에 기단 면석이 끼워져 있습니다.

- 기단부와 탑신부

기단부는 실없이 길쭉합니다. 이곳 면석에 모서리기둥과 1개의 가운데기둥이 새겨져 있습니다.


탑신부는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의 돌로 되어 있습니다. 몸돌 면석에는 모서리기둥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1층과 2층의 몸돌 면석에는 1개의 가운데기둥이 따로 더 새겨져 있습니다. 지붕돌은 층급받침이 3단입니다. 낙수면의 경사는 급한 편이고, 처마는 수평을 이루다 전각에 이르러 반전되었습니다. 지붕돌 전체가 들려진 느낌입니다.

- 1층 몸돌 남쪽 면의 감실

이 탑은 멀리서 언뜻 보면 그저 길고 훌쭉할 뿐 멋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이 탑을 만든 사람은 고민을 조금 했을 것입니다. 탑에 뭔가 포인트를 줘야겠다고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먼저 1층 몸돌 남쪽 면에 조그만 감실이 있습니다. 간단한 모양의 문비장식 안에 감실이 있는데, 이만큼 작은 크기로 무슨 구실을 제대로 해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이 감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줍니다.

- 지붕돌 풍탁공 주위의 연꽃무늬

감실처럼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눈여겨볼 만한 게 또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1층 지붕돌 네 모서리에 있습니다.
풍탁공 주위에 도드라지게 새긴 작은 연꽃무늬입니다. 밀양 소태리 오층석탑에서도 볼 수 있는 연꽃무늬입니다. 잘 보이진 않지만 2층과 3층 지붕돌 모서리에도 있습니다. 연꽃무늬는 눈길이 미치는 곳에만 새겨져 있습니다. 탑의 크기나 높이보다 너무 작고 앙증스러운 그 모습에 절로 웃음이 배어 나옵니다.

- 동방사터 칠층석탑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성주의 지세는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고 합니다.

동남으로는 성산, 서로는 봉두산, 북으로는 다람쥐재 등이 둘러싸고 있고, 냇물이 성주읍을 돌아 동쪽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바로 냇물이 빠지는 길목에 이 탑을 세웠습니다. 성주의 기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래서 성주사람들은 이 탑을 지기탑(地氣塔)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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