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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남산동 서삼층석탑
(사진 출처: 조선고적도보, 1916년
출판)
경주
남산 동쪽 자락에 있는 남산동은 동남산 답사의 거점과 같은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숱하게 이곳을 들락거렸습니다. 이곳에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서출지도
있고, 염불사터도 있습니다.
이런 남산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남산동 쌍탑으로 불리는, 양피사터(讓避寺址)로 전하는 절터에 남은 탑입니다. 지금은 탑 주위로 집들이 들어서 있어 마을 한 가운데 탑이 서
있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조선고적도보>에
실린 남산동 서삼층석탑의 모습입니다. 탑의 기단부가 허물어지기 시작해 언제 무너질지 걱정스럽습니다. 그 당시에도 이미 주위로 집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 경주 남산동 서삼층석탑
통일신라시대의 쌍탑은 대체로 일란성 쌍생아처럼 서로 닮았습니다. 그러나 경주 남산동 쌍탑은 그 생김새가 서로 다릅니다.
마치 이란성 쌍생아처럼 말입니다.
먼저 서탑은 그 생김새가 규칙을 잘 지키는 모범생과 같습니다. 2층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린,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석탑 양식을 따랐습니다. 다만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상층기단부 면석에 팔부중상이 새겨져 있는
것입니다.
- 남산동 서삼층석탑 상층기단부의
팔부중상 (사진
출처: 조선고적도보,
1916년 출판)
<조선고적도보>에 실린 서탑 상층기단부의 팔부중상 모습입니다.
이 탑에는 상층기단부 면석을 가운데기둥으로 둘로 나누고, 그곳에 각각
1구씩, 총 8구의 팔부중상을 새겼습니다. 위 사진은 그 가운데 남면의
모습입니다.
- 남산동 서삼층석탑 상층기단부의
팔부중상
상층기단부 남면의 최근 모습입니다. 왼쪽이
아수라상이고, 오른쪽이 건달바상입니다.
아수라상은 3면8비(三面八臂)를 하고 있습니다. 손에 해, 달, 보검, 천칭,
ㄱ자형곡척, 노끈, 금강저, 해골과 같은 지물을 들었습니다. 한편 건달바상은 머리에 사자피관(獅子皮冠)을 썼으며, 지물은
없습니다.
- 경주 담엄사터 출토 면석의
팔부중상 (사진 출처: 신용철의 <新羅 八部衆
圖像 전개에 있어 雙塔의 역할>)
이처럼 팔부중상이 새겨진 탑이 경주에는
남산동 서삼층석탑
외에도 몇 곳 더 있습니다. 창림사터 삼층석탑과
숭복사터 쌍탑이 그것입니다. 그 외에도 천관사터 출토 면석, 사제사터 출토 면석, 담엄사터 출토 면석
등에서도 팔부중상을 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경주
담엄사터 출토 면석의 팔부중상 모습입니다. 아수라상과 건달바상입니다.
그 모양이 남산동 서탑의 팔부중상과 서로 많이 닮았습니다.
- 경주 남산동 동삼층석탑 (사진 출처: 조선고적도보, 1916년 출판)
위 사진은 <조선고적도보>에 실린 남산동 동삼층석탑의
모습입니다. 뒤로 남산을 등지고 서
있는 서탑의 모습도 같이 보입니다. 생김새는 서탑보다 둔탁해 보이지만, 더 단단하고
강건해 보입니다.
- 경주 남산동
동삼층석탑
동탑은 서탑과 그 생김새가 많이 다릅니다. 이 탑은
서탑과는 달리 모전석탑의 양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기단부뿐만 아니라 탑신부의 몸돌에도 모서리기둥을 새기지 않았고, 지붕돌 낙수면에 지붕돌
아랫면과 같은 층급받침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으로는 기단부의 결구 방식입니다.
잘 다듬은 여덟 개의 돌을 서로 짜맞추어 단층기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여덟 개의 돌이 각기 크기가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돌과 돌이 연결되는 선이 십자형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다가 십자형으로 조립된 남쪽
면 기단부에도 돌이음이 만나는 지점에 직사각형의 돌을 박아넣어 단조로운 십자 모양의 선이 생기는 것을
피하였습니다.
이 탑에서는 그 어떤 충격이 와도 버틸 것 같은 견고함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이러한 느낌이 바로 이런
기단부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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