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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남동 왕버들
경남 창원시 성산구(城山區)의 중심부에 상남동(上南洞)이 있습니다.
상남동은 1982년 법정동으로 설치될 때, 그곳에 상남면 면사무소가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이 명명되었을 것입니다. 상남면(上南面)은 창원도호부 남면(南面) 도상(道上)에서 '상(上)'을 취하고, 남면(南面)에서 '남(南)'을 취해 붙여진 지명입니다.
상남동은 창원 분지의 지리적인 중심에 있어서 전통적으로 이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한 곳입니다. 계획된 창원 시가지에서도 상남동은 지리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여전히 도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상남동 왕버들
상남오거리 부근 도롯가 자그마한 공원에 상남동 왕버들이 있습니다.
- 상남동 왕버들
상남동 왕버들 모습입니다.
왕버들은 마치 분재를 한 것처럼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있습니다.
- 상남동 왕버들
왕버들은 유난히 물이 많은 곳을 특히 좋아하여 개울가와 호수가 등지에 주로 있습니다. 한자어로 하류(河柳) 또는 귀류(鬼柳)라고도 합니다.
왕버들 고목은 나무 속이 잘 썩어 큰 구멍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구멍에 들어갔다가 죽은 곤충이나 설치류에서 나온 인(燐)의 작용으로 비가 오는 날 밤에 푸른 불빛을 내곤 합니다. 이것을 도깨비불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왕버들을 귀신이 있는 나무라 하여 귀류(鬼柳)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 상남동 왕버들
토월천 왕버들 - 배한봉
창원시 상남동 시장마을 옛터에
왕버들이
굵은 쇠 지팡이 짚고 서 있다
검버섯 핀 몸에 시멘트 채운 수술 자국 선명하다
몇백 년 수령 따윈 아무것도 아니다
나무 둘레와 키도 별것 아니다
인간들 눈엔 대단한 시간의 축적이지만
왕버들은 푸른 가지를 그저
바람에 내맡길 뿐이다
냇가에서 아낙들은 흰 빨래를 텅텅 두드리고
한쪽에선 꼬맹이들이 알몸 첨벙거리던 날도 그러했으니
북적거리던 시장통이며
지붕 낮은 마을 사라지는 때도 그러했으니
고층빌딩 들어서서 밤새도록 불빛 번쩍거리는 것도
그저 담담히 바라볼 뿐이다
제물 놓고 소지 올리며 감사하는 사람 없어도
그저 새들에게 둥지 짓기 적당한 자리를 내어줄 뿐이다
얼마 전에는 동네 사람이
코로나19 확진 받았다고 도시가 떠들썩했고
오늘은 예순 가까운 중년 남자 하나가
우연히 왕버들 몸피를 한참 쓰다듬고 간다
자동차들이 열기 내뿜으며 앞만 보고 달려가도
인간들이 겨드랑이에 끼워준 쇠 지팡이 짚은 채
푸른 가지를 그저
바람이 하자는 대로 내맡길 뿐인
3백40살 나무 어르신
- 상남동 왕버들
수령: 320년. 높이: 15m. 가슴높이 둘레: 3.5m.
소재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42-1.
(20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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