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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고향 뒷산의 산수국꽃

sky_lover_ 2012. 6. 28. 06:30

- 산수국꽃

향 뒷산에 어머니 산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성묘나 벌초로 일 년에 적어도 한 번은 그곳에 들립니다. 이번 벌초 길에 그곳 길가에 핀 산수국꽃을 보았습니다.
 

- 산수국꽃

산수국은 흔히 보는 수국보다 꽃이 훨씬 작습니다. 그래서 보기에 앙증맞습니다.

가운데 모여있는 좁쌀같이 작은 꽃이 꽃이고, 가장자리에 있는 큰 꽃은 헛꽃입니다. 이것은 벌과 같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있는 가짜 꽃입니다. 벌과 같은 곤충들이 이 헛꽃을 보고 모여들었다가 수분을 시켜줍니다. 알고 보면 산수국은 영리한 꽃입니다.

이제 한 번씩 산길을 걷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에 핀 꽃들에게 눈길을 주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즐거움이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런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니까요.

- 산수국꽃

산수국꽃 - 김용택

 
아침 저녁으로 다니는 산 아래 강길
오늘도 나 혼자 걸어갑니다

산모롱이를 지나 한참 가면
바람결처럼 누가 내 옷자락을 가만가만 잡는 것도 같고
새벽 물소리처럼 나를 가만가만 부르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나는 그 자리를 그냥 지나갑니다

오늘도 그 자리 거기를 지나는데
누군가 또 바람같이 가만가만 내 옷깃을 살며시 잡는 것도 같고
물소리같이 가만가만 부르는 것 같아도
나는 그냥 갑니다
그냥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가만히 흔들렸던 것 같은
나무이파리를 바라봅니다
그냥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갑니다
다시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가만히 서 있다가
흔들렸던 것 같은 나뭇잎을 가만히 들춰봅니다
아, 찬물이 맑게 갠 옹달샘 위에
산수국꽃 몇 송이가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나비같이 금방 건드리면
소리 없이 날아갈 것 같은
꽃 이파리가 이쁘디이쁜
산수국꽃 몇 송이가 거기 피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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