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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부산비엔날레, <DIVIED WE STAND>

sky_lover_ 2018. 10. 22. 07:21

- 부산현대미술관


2018 부산비엔날레의 주제는 분열과 분리입니다. 


전쟁이나 적대적 외교 관계 등으로 여러 국가가 분단되었고, 같은 민족끼리도 분열되었습니다. 이러한 분열은 영토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냉전 시대를 돌아보고, 또다시 냉전 시대로 돌아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전시 작품 가운데 일부입니다.


멜릭 오하니언, 3451개의 콘크리트 눈물방울, 거울 처리된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 470 x 300 x 300cm, 2006-2012


눈물 모양으로 주조된 3,451개의 조각이 철사에 꿰여 천장에 매달려 있습니다. 이 철제 구조의 윤곽은 전통적인 카펫 무늬를 연상시킵니다. 


1915년 오하니언의 가족은 아르메니아인 집단 학살 사건을 피해 파리로 피난 갔습니다. 3451이란 숫자는 오하니언 가족의 고향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파리까지의 거리를 km로 환산한 것이라고 합니다.


라우라 리마, 해먹 + 머리카락, 천, 금속, 사람, 머리카락, 가변크기, 1996/2010


전시장 구석에 대형 해먹 하나가 덩그러니 걸려 있습니다. 이게 작품이라고? 하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정해진 시간에 해먹에서 나체의 남성과 여성이 빈둥거리는 상황이 연출된다고 합니다. 가면을 쓴 두 사람은 기괴하게 긴 털로 뒤덮인 상태인데, 남자는 눈썹에서, 여자는 음모에서 털이 뻗어 나와 있다고 합니다.


수잔 필립스, 파트 파일 스코아, 12채널 사운드 설치, 가변크기, 2014


<파트 파일 스코어>는 사운드 설치 작품입니다. 작고한 독일 작곡가 한스 아이슬러의 자필이 담긴 기보와 비밀 해제된 FBI 문서를 겹쳐 놓은 대형 스크린 프린트 작품과 그리고 그가 지은 세 편의 곡을 해체해 다시 녹음한 사운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대인 아버지를 둔 아이슬러는 1938년 독일에서 도망쳤지만 이내 미국에서는 공산주의자로 의심된다며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이 작품은 아이슬러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상기시키고, 가장 편집증적인 시대였다고 볼 수 있는 냉전 시기 동안 그에게 가해졌던 지독한 감시 체계를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장 페이리, 임시 개방된 명승지, 사용한 신문, 나무 계단, 185 x 800cm, 2018


<임시 개방된 명승지>는 소통의 중요성을 나타낸 작품입니다. 이번 작품은 1995년에 처음 선보인 조각 및 퍼포먼스 작품과 같은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1994년 뉴욕에 도착한 작가는 여러 언어로 인쇄된 신문이 도시에 넘쳐나는 것을 보며, 이 신문들이 뉴욕에서 얼마나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지속적인 소통에 대한 갈망을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이내 작가는 신문을 모으기 시작했고, 이렇게 쌓인 신문은 이후 전시 공간을 가로지르는 매우 인상적인 벽으로 거듭났습니다.


슈 차-웨이, 정보국 기념실, 혼합재료, 263.6 x 634.3 x 40cm, 2015


<정보국 기념실>의 배경은 '후아이 모'라는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이어진 중국 내 제2차 국공내전(國共內戰)이 막을 내려가던 1949년에 공산당의 위세에 밀려 장제스(蔣介石)가 이끄는 국민당이 패배하여 윈난(雲南)성에서 미얀마로 후퇴하던 중 일부 국민당 군인들은 타이완으로 후퇴하지 않고 이 마을을 비롯한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은 정처 없이 무국적 상태로 살다가, 1970년대 태국 정부를 도와 태국 공산당에 함께 맞서면서 영구적으로 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냉전 중 타이완 정부를 비밀스럽게 지원하던 미국은 이 마을에 정보국을 세우고 중국 공산당의 활동을 주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이 마을의 거주자 대부분은 정보 요원이거나 그들의 가족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건축 도면과 설계 모형의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이곳 마을 주민들과 전직 정보국 요원들이 작가에게 정보국 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언급했던, 즉 그들이 꿈꾸어 온 기념관 건축 계획에 가깝습니다. 남아있는 정보국의 흔적을 토대로 조성된 이 건축 계획은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었지만, 하나의 작품으로 실현되었습니다.


타이푼 세르타스, 플래시백, 장소 특정적 설치, 아카이벌 피그먼트로 프린트한 이미지, 20 x 15cm(2,700장), 2018


<플래시백>은 터키의 문화적 보수주의, 사진을 구성하는 지배적인 남성적 시선 등에 도전하며, 1935년부터 1985년까지 초상 사진 촬영에 몰두해 온 선구적인 여성 작가 마리암 샤히니안의 사진 작품을 다시 보여줍니다.



류연복 & 김영태, 메아리=DMZ, 사진인화, 가변크기, 2016


<메아리=DMZ>은 선전용 전단 사진을 콜라주 형태로 'DMZ'라는 영어 알파벳 모양으로 나열하였습니다. 문자 DMZ를 가로로 이등분 하여, 상단부 및 하단부에 각각 남한 및 북한이 서로를 향해 보냈던 선전물을 배치했습니다. 이데올로기 갈등의 상징인 DMZ를 사이로 남북이 일방적으로 소리쳤던 당시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는 듯합니다.



천민정, 안녕 미사일, 삼미산, 리틀 김, 행복한 북한 아이들, 캔버스에 아크릴, 2015


천민정은 회화, 포스터, 퍼포먼스, 설치 작품을 통해 권력으로 좌우되는 정치의 경직성을 대중문화라는 매개를 통해 장난스러운 듯 가볍게 풀어냅니다.



천민정,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는 북한에서 인기 있는 암거래 품목인 한국의 제과 제품 초코파이를 팝아트 스타일로 설치한 작품입니다. 전시된 초코파이는 관객들이 직접 먹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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