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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황룡사지 목탑지 심초석

sky_lover_ 2018. 6. 13. 08:41

- 황룡사지 목탑지


황룡사 목탑지에는 구층목탑 대신 주춧돌과 심초석만 남았습니다.


황룡사 구층목탑은 당나라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자장법사의 요청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선덕여왕 14년(645년)에 처음 건축을 시작하여 그해 4월 8일에 찰주를 세우고 이듬해 완공했다고 합니다. 탑이 건립된 후 50년이 지난 효소왕 7년(698년)에 벼락을 맞아 불탄 이래 여러 차례 중수되어 웅장한 모습을 유지해왔으나, 고려 고종 25년(1238년)에 몽골의 침입으로 절이 불탔을 때 같이 불탔습니다.


탑의 높이는 <삼국유사>에 의하면 "찰주기(刹柱記)에 철반(鐵盤) 이상의 높이가 42척, 철반 이하는 183척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찰주기 조성 당시의 당척(唐尺)으로 66m이며, 목탑 조성 당시의 동위척(東魏尺)으로는 78m쯤 됩니다. 동위척 기준으로는 아파트 약 30층에 맞먹는 높이입니다.



- 심초석 안내판


황룡사 구층목탑 심초석의 안내판입니다. 이 안내판을 통해 발굴 당시 심초석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심초석


지금 심초석의 모습입니다. 폐허로 변한 황룡사지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이 심초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 심초석


심초석은 목탑지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심초석 위에 놓인 덮개돌은 어린애 키 높이만큼 되는 육면체 형태의 커다란 돌입니다. 


- 심초석


덮개돌 옆면은 오각형입니다. 위쪽의 경사면이 앞뒤로 차이가 납니다. 한쪽에서는 거의 75도에 가까우나, 다른쪽에서는 약 45도로 완만합니다. 아래쪽은 거의 수직에 가깝습니다.


옆쪽 심초석에 길게 홈이 파여 있습니다. 이 홈은 바깥쪽으로 약간 경사가 져 있습니다. 이것은 사리공이 있는 가운데로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가 들이치지 않는 곳의 심초석이지만 그런데도 이런 안전장치를 해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심초석


앞쪽 심초석에 동그란 홈이 하나 있습니다. 이런 홈은 뒤쪽 심초석에도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덮개돌이 놓여 있어 보이질 않지만, 양옆 쪽에도 하나씩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에 쓰였던 홈일까요? 덮개돌 아래에 있는 사리공을 보호하기 위한 덮개판 같은 것을 고정하기 위한 것일까요?



- 심초석


덮개돌 뒤쪽 면은 사다리꼴이며, 경사진 윗면에 심초석의 것보다는 큰 동그란 홈이 있습니다. 그 아래에 놓여 있는 심초석은 넓적하고 편평합니다. 덮개돌은 그 모습만으로도 듬직하고 안정감이 있습니다.



- 심초석


심초석과 덮개돌 표면에서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비바람이 스쳐 지나갔으며, 한 번씩 만져본 사람들의 손길이 얼마나 많았길래 이처럼 닳고 닳아 반들반들해졌을까요?


- 심초석


심초석은 묘한 감동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볼수록 흥미롭습니다. 웅장했을 목탑의 모습과 옛사람의 지혜가 이 돌덩이에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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