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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암
계절은 가을 속 깊숙이 들어갑니다.
한때 푸르던 산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뒤덮여 갑니다. 가을날 단풍을 즐기며 표충사 한계암(寒溪庵)을 찾아갑니다. 암자는 천황산 서남쪽 깊은 골짜기 안에 있습니다.
- 계곡 단풍
한계암은 표충사를 지나 진불암으로 가는 길과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1.3km쯤 골짜기 안으로 들어간 곳에 있습니다.
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집니다. 이곳 계곡을 금강동(金剛洞)이라 그랬나요? 길은 산길이고 돌길이지만, 비교적 평탄하고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있으니 가는 길이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 금강폭포와 한계암
한동안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금강폭포가 있습니다. 그 바로 옆에 한계암이 있습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걸터앉은 암자의 모습은 마치 제비집 같습니다.
- 금강폭포와 한계암
여름 장마철 폭포는 천둥과 같은 소리를 내며 물줄기가 떨어져 내렸을 텐데 지금은 물이 말라 그저 조용하기만 합니다. 지나가는 바람에 사각거리는 나뭇잎 소리와 새소리만이 주위의 정적을 깨뜨립니다.
- 한계암 대웅전
한계암은 표충사의 산내 암자입니다.
이곳 건물은 코딱지만 한 법당과 스님이 머무는 집, 그리고 요사채가 전부입니다. 이곳 대웅전은 1칸 건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전각(殿閣)입니다. 전각 안으로 들어가 보면 어른 세 사람이 겨우 앉을 정도밖에 안 됩니다.
- 한계암
원래는 이곳에 '비비정(飛飛亭)'이라는 정자가 있었다고 전합니다. 임진왜란 이후 못 쓰게 된 것을 혜각(慧覺) 스님이 암자를 지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혜각 스님과 석정(石鼎) 스님, 그리고 그들을 모신 동원(東園) 스님과 수안(秀眼) 스님이 6년 동안 시를 짓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묵언 수행과 참선 수행을 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모두 우리나라 불교미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님들입니다. 혜각(1905~1998) 스님은 평생 단청불사의 외길을 걸었고, 단청장(丹靑匠)으로 지정받을 만큼 단청 분야에서 독보적이었습니다. 석정(1928~2012) 스님은 불화에 뛰어나 불화장(佛畵匠)으로 지정받았습니다. 동원 스님은 혜각 스님의 상좌로, 단청장 기능보유자입니다. 수안 스님은 석정 스님의 제자로, 선화가(禪畵家)로 유명합니다.
혜각 스님은 89세 되던 해 임종을 위해 금식을 하다가 다시 생각할 것이 있다며 다시 생을 이어가다 94세에 입적했습니다. 임종 때 스님은 "갈려니 섭섭하고 있으려니 괴롭다."는 열반송을 남겼습니다. 삶은 괴로운 것인데 왜 미련이 남는 걸까요? 그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걸까요? 이렇듯 산다는 것은 스님에게는 과연 무엇이었으며, 우리 개개인에게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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