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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룡리 돌배나무
경남 고성군 삼산면에 있는 미룡리(米龍里)는 서쪽 바다 쪽을 제외한 주위가 신왕산, 갈모봉산, 성지산, 든바위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곳 마을로는 대포(大浦), 용호(龍湖), 미동(米洞)이 있습니다. 미룡리 지명은 미동과 용호에서 한 자씩 따와서 붙여졌습니다.
미룡리에서 가장 남쪽에 대포(大浦) 마을이 있습니다.
대포 마을은 북쪽에 바다가 있고, 나머지 주위는 든바위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큰 물가를 뜻하는 큰개(한개)라고 하였는데, 한자로 대포(大浦)가 되었습니다. 약 300년 전에 고기잡이와 소금 생산을 위해 이곳에 사람들이 들어와 살면서 마을이 생겼다고 합니다.
- 미룡리 돌배나무
대포마을회관에서 길을 따라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면 든바위산 기슭에 마을이 있습니다.
이 마을 안쪽 폐가에 노거수 돌배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미룡리 돌배나무입니다.
- 미룡리 돌배나무
돌배나무는 돌처럼 딱딱한 배가 열리는 나무라고 하여 이런 나무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 나무의 목재는 가구재 등으로 쓰이는데, 해인사 팔만대장경 경판 제작에 쓰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돌배나무는 대부분 벌목되어 오래된 나무가 드뭅니다. 그런데 미룡리 돌배나무는 수령이 300년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 미룡리 돌배나무
4∼5월에 피는 돌배나무의 꽃은 흰빛이 갖는 고고함에 덧붙여 다소곳하면서도 애처로움이 배어 있고 때로는 아쉬움이 묻어 있는 그런 느낌의 꽃입니다. 그래서 과일나무이면서도 꽃으로 뭇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조선 선조 때 부안(扶安)의 명기(名妓)인 매창(梅窓)은 한 번 떠난 후 소식이 끊긴 연인 유희경(劉希慶)을 그리워하며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습니다.
이화우(梨花雨) - 매창(梅窓)
이화우(梨花雨)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날을 생각하는가
천리(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하여라
- 미룡리 돌배나무
겨울날 미룡리 돌배나무는 아무도 찾지 않는 폐가에 쓸쓸히 서 있습니다. 줄기 윗부분이 잘려 나간 채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 미룡리 돌배나무
늙고 병든 돌배나무를 바라보며 매창의 시 한 수를 옮겨옵니다.
병중에 근심스런 생각 - 매창(梅窓)
독수공방 단점을 숨기니 병이 몸에 남아
늘 굶주림과 추위에 맡긴지 사십 년 세월이네.
묻노니 인생은 얼마나 살 수 있을까?
가슴속 생각에 눈물 적시지 않는 날이 없네.
- 미룡리 돌배나무
수령: 약 300년. 높이: 16m. 가슴높이 둘레: 2.7m.
소재지: 경남 고성군 삼산면 미룡리 1032.
(202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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