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발산리 오층석탑
- 군산 발산리 오층석탑
군산 개정면 발산리 발산초등학교 뒤뜰에 다수의 석조 유물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다수의 석조 유물이 초등학교 뒤뜰에 있게 된 걸까요?
일본 야마구치(山口)에서 주조업으로 돈을 번 시마타니 야소야(島谷八十八)가 1903년에 술의 원료인 쌀을 찾아 군산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호남평야 땅을 145만 평을 사들여 군산의 거대 농장주가 되었고, 막대한 양의 쌀을 건조하기 위해 넓은 마당과 쌀을 쌓아둘 창고를 지었습니다. 이 창고를 해방 후 2층으로 증축한 것이 지금의 발산초등학교입니다.
시마타니
야소야는 이곳 쌀을 일본에 보내어 큰돈을 벌었습니다. 이 돈으로 우리 문화재를 긁어모았는데, 커다란 석탑과 석등에서부터 작은
보물까지 잡히는 대로 챙겼습니다. 이렇게 모은 우리 문화재를 자신의 농장 정원(지금의 발산초등학교)에 보관했고, 그 옆에
콘크리트 금고 건물까지 지어 귀중품을 보관했습니다.
- 발산리 오층석탑
이곳 뒤뜰에 멋진 탑이 있습니다. 발산리 오층석탑입니다. 원래 전북 완주군 고산면 삼기리 봉림사터(鳳林寺址)에 있던 것을 이곳에 옮겨놓았다고 합니다. 원래는 5층인데, 지금은 4층까지만 남았습니다.
- 기단부
기단은 이층기단입니다.
하층기단 면석에는 면마다 모서리기둥과 1개의 가운데기둥이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면석이 뒤집혀 놓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으나) 바로 그 위에 1줄로 테두리를 둔 것이 특이합니다.* 그리고 하대갑석이 상대갑석보다 조금 더 두껍습니다. 상층기단 면석에는 모서리기둥만 있고, 상대갑석 아랫면 깊숙한 곳에 얕은 부연이 보일 듯 말 듯하게 있습니다.
- 탑신부
탑신부 몸돌 면석에는 모서리기둥만 있습니다. 지붕돌 낙수면은 급하고, 추녀 끝이 살짝 올라가 있습니다. 이처럼 지붕돌 추녀 끝이 살짝 올라간 형태는 고려시대 이후 석탑에서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 지붕돌
지붕돌 아랫면의 층급받침은 얕은 3단입니다. 그리고 가장자리에 절수구를 두었습니다.
그런데 지붕돌 윗면을 자세히 보시죠. 우동마루가 있습니다. 옛 백제땅에 세워진, 통일신라시대 석탑 양식을 이어받은 고려시대 석탑에서 백제시대 석탑의 희미한 흔적을 마주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 상륜부
상륜부에는 노반, 복발, 5개의 보륜, 보개가 있습니다. 후보물이라고 합니다.
- 발산리 석등과 오층석탑
탑은 봉림사터에서 옮겨온 것으로 전하는 발산리 석등과 함께 있습니다. 비록 완전한 모습의 탑은 아니지만, 늘씬하면서도 기품 있는 자태가 깔끔하게 차려입은 멋쟁이 같습니다.
* 달넘새님에 의하면, 하층기단의 하대저석과 괴임, 그리고 면석이 일석으로 된 부분이 뒤집혀 놓여 있으며, 하대저석이 극단적으로 퇴행한 형태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