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탑정리 석탑
- 논산 탑정리 석탑
충남 논산은 군 복무로 2년간 있었던 곳입니다. 그러니 그다지 낯선 곳은 아닙니다.
논산을 약 30년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특이하게 생긴 석탑 하나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탑은 탑정리 석탑(塔丁里 石塔)으로, 탑정저수지 서쪽 끝에 저수지를 바라보며 서 있습니다. 탑정리란 이곳 지명은 이 탑에서 유래했습니다.
- 탑정리 석탑
탑은 기단부와 1층 지붕돌까지만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탑의 전체적인 모습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탑의 모습은 석등과 석탑을 섞어 놓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모습이 원래 모습일까요? 혹시 석등 기단 위에 석탑 몸돌과 지붕돌을 얹어 놓은 것은 아닐까요? 만일 지금의 모습이 원래 모습이라면, 이것을 기발하다고 해야 할지 엉뚱하다고 해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런 탑을 만든 걸까요?
- 탑정저수지
원래 이 탑은 지금 자리에서 50m 떨어진 남쪽에 있었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어린사(魚鱗寺)란 절에 있었다고 하며, 일제강점기 때 저수지를 만들면서 물에 잠겼다고 합니다.
지금은 넓은 저수지로 변한 절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곳 절 이름을 어린사라고 한 것은 훗날 이곳이 저수지로 변할 것을 미리 알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실없는 상상을 해봅니다.
- 기단부
기단부는 하대석, 간주석, 상대석으로 되어 있습니다. 형태가 영락없는 석등 기단부입니다.
- 하대석
하대석은 일부가 땅에 묻혀 있습니다. 사각형(?) 하대저석 위에 8엽의 복련이 큼직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 상대석
상대석은 하대석과 대칭되는 모습입니다. 8엽의 앙련이 큼직하게 새겨져 있고, 그 위에 사각형 상대갑석이 있습니다.
- 탑신부
탑신부는 몸돌 하나와 지붕돌 하나만 남았습니다. 그래서 원래 몇 층 탑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남아 있는 몸돌에는 모서리기둥이 있고, 지붕돌의 낙수면은 다소 완만하며 전각과 처마 끝에서 반전 있습니다.
- 지붕돌
지붕돌 아랫면에 보일 듯 말 듯 하게 새긴 얕은 3단 층급받침이 있습니다.
- 탑정리 석탑
탑은 고려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어린사는 고려 태조가 남쪽으로 견훤을 정벌할 때 세웠다고 하며, 주위에 성이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탑은 후백제 때 대명(大明) 스님의 부도라고 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확인해줄 근거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