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본으로 보는 신라 원숭이
- 전 김유신묘 원숭이상, 7세기 말~8세기
경주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탁본으로 보는 신라 원숭이'입니다. 이번 원숭이 탁본들은 입체 탁본입니다.
원숭이는 십이지(十二支) 가운데 9번째 동물로, 시간상으로 오후 3시~5시를 가리키고, 방향은 남서쪽에 해당합니다. 옛사람들은 원숭이를 다양한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간사하고 잔꾀가 많아서 기피의 대상이기도 했으나, 장수와 다산, 풍요의 뜻도 있었습니다.
전 김유신묘의 원숭이상은 오른쪽으로 머리를 향했고, 왼손에 칼을 들었습니다. 다른 왕릉의 원숭이상에 비해 부조는 낮은 편이지만, 얼굴과 옷, 손의 표현이 세밀하고, 선의 처리가 뛰어납니다.
- 능지탑 원숭이상, 8세기
능지탑의 원숭이상은 고부조로 만들어졌으며, 입체감과 섬세함이 돋보입니다. 두터운 무복(武服)을 입었고, 양손으로 삼지창을 들었습니다.
구정동 방형분의 원숭이상은 다른 왕릉의 십이지상에 비해 전 진덕여왕릉의 원숭이상처럼 크기가 작은 편입니다. 얼굴은 왼쪽을 향했고, 왼손에 창을 들었으며, 무복을 입었습니다.
- 전 경덕왕릉 원숭이상, 8세기 말
전 경덕왕릉의 원숭이상은 머리 부분은 고부조로 처리했으나, 신체는 상대적으로 얕게 부조했습니다. 얼굴은 오른쪽을 향했고, 오른손에 긴 창을 쥐었으며, 무복을 입었습니다.
- 원성왕릉 원숭이상, 8세기 말~9세기 초
원성왕릉의 원숭이상은 얼굴이 왼쪽을 향했고, 오른손에 칼을 쥐었습니다. 무복의 표현이 섬세한 편입니다. 특히 옷소매 하단을 뭉툭하게 말아올리는 표현은 이 상에서 처음 나타납니다.
- 흥덕왕릉 원숭이상, 9세기 중
흥덕왕릉의 원숭이상은 고부조로 머리 부분을 표현한 데 비해 신체는 얕게 부조했습니다. 양당개(兩當鎧)로 불리는 무복을 입었습니다. 오른손은 보살상의 수인처럼 굽혀져 있고, 왼손에는 칼을 쥐었습니다.
- 전 진덕여왕릉 원숭이상, 9세기
전 진덕여왕릉의 원숭이상은 얼굴이 왼쪽을 향했고, 오른손에 칼을 쥐었습니다. 입체감이 사라지고 도식화된 표현으로 볼 때 통일신라 말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