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위성리 약사여래입상
- 군위 위성리 약사여래입상
그때는
사방에 새싹이 파릇파릇 돋기 시작하는 이른 봄이었습니다. 이런
봄이면 어딘들 좋지 않겠습니까? 군위 소보면 위성리에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시험장도 그러합니다.
이곳은 예전에
소보초등학교가 있던 자리입니다. 1992년에 학교가 문을 닫은 뒤 시험장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이곳 사과밭 끝자락에 고려시대의 약사여래입상이
있습니다.
- 위성리 약사여래입상
약사여래입상은 한 장의 넓은 판석에
불상과 광배가 함께 새겨져 있습니다.
우선 불상의 수인이 눈길을
끕니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가슴 앞에서 오른손은 위로 곧추세웠고, 왼손은
보주인지
약합인지 애매한 물건을 받쳐 들었습니다. 불상의 발은 따로 만들어 끼워 넣었습니다. 법의는 양어깨를 덮고 흘러내렸고, 옷 주름은
선각으로
다소 둔탁하게
표현되었습니다.
광배는 주형(舟形)으로,
두광과 신광이 있습니다. 두광과 신광 안에는 화려하고 복잡한 넝쿨무늬가 있고, 그 바깥 둘레에는 불꽃무늬가 있습니다. 광배의
정상에는 화불이 1구 있는데, 지금은 거의 알아볼 수 없습니다.
- 얼굴 부분
머리의 육계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이마에는 백호 자국이 있습니다. 눈, 귀, 입은 뚜렷하지 않으나,
코는 지금도 반듯이 솟았습니다. 그리고 머리가 목이 없이 어깨 위에 바로
얹혀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사각형의 풍만한
얼굴은 다소 무뚝뚝해 보이기도 합니다.
- 위성리
약사여래입상
불상은 전체적으로 통통한 편입니다.
이 불상을 찾았을
때 하필이면 불상이 새겨진 면에 그늘이 졌습니다. 거기에다 불상 군데군데에 검은 이끼가 끼었습니다. 그래서 세세한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어요. 다음을 기약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