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경주 황복사터 당간지주

sky_lover_ 2014. 4. 23. 07:13

- 당간지주가 있는 부근의 모습

복사(皇福)는 의상(義湘)이 출가한 절입니다. <삼국유사>에 의상이 황복사에 있을 때의 일을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의상이 황복사에 있을 때 여러 무리와 함께 탑을 돌았는데, 항상 허공을 밟고 올라가 층계는 밟지 않았으므로 그 탑에는 사리를 설치하지 않았다. 그 무리도 층계에서 3척이나 떠나 허공을 밟고 돌았기 때문에 의상은 그 무리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이것을 보면 반드시 괴이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니 그들에게는 가르치지 못한다."

금은 절도 없어졌고, 이야기 속의 탑도 없어졌습니다. 대신 절터에는 집과 논밭이 들어섰습니다. 효소왕 원년(692년)에 세운 삼층석탑과 그리고 부서진 귀부 등만이 드문드문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

- 경주 황복사터 당간지주

이곳에 당간지주가 있다는 것을 안 지는 꽤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곳 당간지주의 자세한 위치에 대해 아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그러니 따로 물어볼 데도 없고, 그래서 대충 짐작으로 몇 번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침향(沈香)님 블로그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당간지주가 있는 곳 주변을 찍은 사진입니다. 이 사진으로 있는 곳을 대충 알 수 있었습니다.

- 황복사터 당간지주

당간지주는 민가 바로 옆의 밭둑에 있습니다. 지주 가운데 하나는 없어지고, 나머지 하나만 남았습니다. 그것도 대부분 부러져 나갔고, 남은 위쪽만 살짝 드러나 있습니다.

- 황복사터 당간지주

지주 윗부분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얼핏 보면 그냥 돌덩이 같습니다. 당간지주인지조차도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 황복사터 당간지주

지주 안쪽 면을 보면 둥근 모양의 간공이 있습니다. 이 간공은 지주 아래쪽의 간공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바깥쪽 모서리에도 돌을 깎은 흔적이 있습니다.

지금 남은 것만으로는 당간지주의 모습을 알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꽤 단정한 당간지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