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의 여산초당도(廬山草堂圖)
겸재 정선, 여산초당도(廬山草堂圖)
<조선고적도보>에 실린 겸재 정선의 '여산초당도(廬山草堂圖)'라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중국 강서성에 있는 여산(廬山)이라는 곳에 초당을 짓고
신선처럼 살았다는 당나라 시인 백낙천(白樂天)을
주제로 하였습니다. 여산에 은거하는 고사를 주제로 그린 그림은 산수화의 소재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습니다. 현재 심사정이
그린 '여산유서(廬山幽棲)'와 같은 그림도 이에 속합니다.
여산은 중국 강서성 북부에 있는 산입니다. 주(周)나라 때 광속(匡俗)이
이곳에 은거하였는데, 왕이 사자를 보내 찾게 하였더니 이미 신선이 되어 빈 오두막(廬)만 있어서
여산이라고 했다 합니다.
겸재 정선, 여산초당도(廬山草堂圖), 견본채색, 125.5 x 69cm, 간송미술관 소장
겸재 정선은 이 그림을 비록 중국
고사를 토대로 해서 그렸지만, 그 배경을 우리 산수로 바꿔 그렸습니다. 그림 가운데 초가집과 선비의 의복, 그리고 우리나라 정원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이것은 겸재 정선이 다른 화가와는 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중국을 무대로 해서
그렸지만, 낯설지 않고 자연스럽습니다
어느 여름날 기암괴석 사이로 떨어져 내리는
폭포 아래에 초가집 한 채가 있습니다. 폭포와 초가집 사이에는 대나무숲이 있고, 집 앞마당에는 노송 한 그루와 연꽃이 핀 연못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마리 학이 노닐고 있는데, 그 모습을 한 남자가 집 마루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림 속의 이 남자는 누구일까요? 백낙천일까요?
아니면 화가 자신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