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어물동 마애불
- 울산 어물동 마애불
울산 어물동(於勿洞)에 방방우(←방바위)골이 있습니다. 이곳에 '방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동쪽으로 1km 지점에 금천마을이 있고, 그 건너에는 구암마을, 해변에는 당사마을이 있으며, 북쪽으로 복골마을이 있습니다. 이 방방우골의 산 남쪽 중턱에 방바위가 있고, 여기에 마애불이 있습니다. 어물동 마애불입니다.
이 마애불은 통일신라시대 말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세상에 알려진 것은 불과 70여 년 전의 일이라고 합니다. 이 부근에 살고 있던 김불불이라고 하는 사람이 꿈에 부처님을 보고 난 후 이 일대를 샅샅이 뒤진 끝에 찾았다고 합니다. 당시 바위가 담장이 넝쿨로 온통 뒤덮여 있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합니다.
- 어물동 마애불
마애불은 커다란 사암제(砂岩製) 바위 면에 새겨져 있습니다. 바위 크기는 높이가 약 7m, 폭이 약 10m에 이릅니다. 마애불은 암벽의 재질이 견고하지 못한 탓에 손상이 심해 그 형상이 분명치 않습니다.
가운데에 본존불이 있고, 그 양옆으로 협시불이 있습니다. 본존불을 약사불로 보고 있으므로, 이른바 약사삼존불입니다. 본존불은 높이 약 5m, 폭이 약 3.5m가량이고, 한쪽 귀의 길이만 해도 약 70cm나 됩니다. 상당히 큰 불상입니다.
- 본존불
본존불은 오른손을 가슴 높이로 들었고, 왼손은 아래로 내려 아랫배에 댄 것으로 보이며, 결가부좌한 것으로 보입니다.
머리는 소발이고, 육계가 있습니다. 얼굴은 비교적 길쭉하나 마멸이 심해 거의 알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도톰한 입술에서 약간의 미소가 느껴지며, 특히 양귀가 길게 늘어져 어깨까지 닿았습니다. 목에는 삼도가 있으며, 다부진 어깨와 떡 벌어진 가슴에서 당당함과 강건함이 엿보입니다.
법의는 통견이지만, 옷 주름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단지 오른쪽 팔에 걸친 법의의 옷 주름만이 그런대로 잘 남아 있습니다.
- 협시보살(왼쪽:월광보살, 오른쪽:일광보살)
양옆의 협시보살은 모두 서 있는 자세입니다. 높이는 3.5m, 폭은 1m입니다. 왼쪽 보살은 오른손은 아래로 내렸고, 왼손은 가슴 높이로 올렸습니다. 반면에 오른쪽 보살은 오른손은 가슴 높이로 올렸고, 왼손은 아래로 내렸습니다. 서로 대칭되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왼쪽 보살은 오른쪽 보살보다 보존상태가 조금 더 좋습니다. 오른쪽 어깨 일부와 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남아 있습니다. 네모진 얼굴은 풍만감을 느끼게 하며, 귀는 길어서 어깨에 닿을 정도입니다. 목에는 삼도가 없습니다.
양 보살의 머리에 원통형 보관(寶冠)을 쓰고 있습니다. 이곳에 각각 해와 달이 표현되었습니다.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광보살은 산 자의 질병을 치유하여 무병장수를 보살피고, 월광보살은 죽은 자를 천도하여 서방정토 극락세계로 인도합니다.
- 마애불이 새겨진 바위 뒷모습
바위 뒷면에는 서까래 같은 것을 걸쳤던 자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전실이 있는 석굴사원 형태를 하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마애불에는 약사불신앙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습니다. 즉, 산 자의 질병 치유와 그리고 죽은 자의 서방정토 극락세계로의 왕생에 대한 염원과 기원이 깃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