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 경주 남산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앞비파마을에서 경주 쪽으로 도로를 따라 700m 정도 북쪽으로 가면 길 왼편, 즉 서쪽으로 뒷비파마을이 있습니다. 이 마을 맞은편에 약수골의 입구가 있습니다.
경주교도소 바로 아래쪽에 있는 약수골의 입구는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래서 입구를 찾지 못해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되는데, 월성대군 단소(月城大君 壇所)가 있는 곳을 지나 올라가면 약수골로 들어서게 됩니다.
- 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절터로 가는 길
약수골은 금오산 정상에서 시작하여 서쪽으로 약 2㎞ 정도 흘러 형산강으로 어어집니다.
이 골짜기의 이름이 '약수골(藥水谷)'이라 불리게 된 데는 눈병에 특효가 있는 약수가 솟는 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곳에는 5곳의 절터와 그리고 석조여래좌상과 마애대불이 있습니다.
- 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절터에서 내려다본 풍경
약수골 입구에서 골짜기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시누대가 무성하게 자라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 나타납니다. 약수골 제4사지입니다. 이곳은 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곳입니다. 산속에 이처럼 시누대 숲이 있으면 그곳이 절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곳은 뒤쪽으로 금오봉이 있고, 좌우로 계곡이 흐르고 있으며, 앞쪽으로 트여 있습니다. 전망이 좋은 곳입니다.
-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석불은 머리 부분이 없어진 채 맨땅에 앉아 있습니다. 석불이 앉았던 불대좌는 무너져 석불 옆에 아무렇게 놓여 있습니다. 이처럼 머리가 떨어져 나가고 불대좌가 무너진 것은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파괴한 때문으로 보입니다.
석불은 결가부좌 자세로 앉아 오른손은 내려 촉지인을 취하고 왼손은 오른발 위에 올린 채 서쪽으로 향해 앉아 있습니다. 목에는 삼도가 있었던 흔적이 선명하고, 넓은 어깨와 풍만한 가슴이 잘록한 허리와 대조를 이루며 건장한 체구를 보입니다. 우견편단의 법의는 얇고 부드러우며, 등 뒤에도 중첩된 옷자락을 표현하였습니다.
현재 높이는 109㎝, 어깨너비는 81㎝, 무릎너비는 116.5㎝, 목지름은 22.5×27㎝입니다.
- 무너진 채 놓여 있는 불대좌
불대좌는 지금 석불 옆에 무너진 채 놓여 있습니다.
그 모양이 상∙중∙하대석 모두가 사각형을 한 특이한 형식입니다. 상대석의 아랫면에는 두 개의 고사리무늬가 서로 마주 보고 있고 그 아래에 2중 원판을 따로 새긴 무늬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 뒤짚혀 있는 불대좌의 중대석
중대석은 네 면에 안상(眼象)무늬를 새겼습니다. 이 안상무늬 안에는 옷자락을 날리며 앉아 있는 천인상(天人像)이 있습니다.
- 불대좌의 하대석 (사진 출처: 토함산의 솔이파리)
하대석은 눈에 잘 띄지 않은 곳에 있었는지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 <토함산의 솔이파리>에 있는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하대석은 24개의 복판 연화문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크기는 길이가 138㎝, 높이가 27㎝입니다. 그리고 중대석을 올린 부분에는 길이 69㎝, 깊이 1~1.5㎝의 홈이 나 있습니다.
- 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의 추정도
남아 있는 부재들을 볼 때 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의 모습을 위와 같은 모습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 석불은 파손된 가운데서도 그나마 다행히 현재 머리 부분만 제외하곤 많은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복원하는 일이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무쪼록 하루빨리 복원되어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