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신둔사 마애부도
- 청도 신둔사
경북 청도 남산은 생각보다 높고, 골짜기도 깊습니다.
이 산의 골짜기 깊숙한 곳에 신둔사(薪芚寺)가 숨은 듯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 절은 고려 명종
3년(1173년) 보조국사 지눌(知訥)이 창건하여 봉림사(鳳林寺)라 하였습니다. 그 후 조선 현종 8년(1667년) 상견(尙堅)이 중창하였고,
고종 15년(1878년)에 다시 중수하면서 신둔사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이곳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형태의 부도인
마애부도(磨崖浮屠)가 있습니다.
- 신둔사 마애부도①의 주위 모습
신둔사에는 2기의 마애부도가 있습니다. 하나는 대웅전 왼쪽에 있는 요사채 바로 뒤쪽 바위 면에 있고,
다른 하나는 이곳에서 요사채 왼쪽으로 지나
돌아나가면 있는 바위 면에 있습니다.
먼저 신둔사 마애부도①입니다.
요사채
왼쪽으로 지나 돌아나가면
큰 나무가 한 그루 서 있고, 그 옆에 커다란 바위가 있습니다. 이곳에 마애부도가 새겨져
있습니다.
- 신둔사 마애부도①
이 마애부도는 바위 면에
선각으로 석종형
부도를 새겼고, 받침돌과 상륜부도 표현하였습니다.
네모꼴의 사리공은 크기가 자그마하며, 사리와 사리공을 막았던 마개 돌은 없어지고 구멍만 남아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舍利塔(사리탑)'라고 새긴 글자가
희미하게 남아 있습니다. 조성 시기는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19세기 후반으로 추정됩니다.
- 신둔사 마애부도②
신둔사 마애부도②는 요사채 바로 뒤쪽
바위 면에 있습니다.
석종형 부도의 모습을 선각으로 새기고, 네모꼴의
사리공을 두었습니다. 형태가 좀 더 단순합니다. 이곳도 사리와 사리공을 막았던 마개
돌은 없어지고 구멍만 남아 있습니다.
- 신둔사 마애부도②
이 마애부도의 사리공 아래에는 '普賢修李氏舍利塔 咸豊二年壬子四月二十日(보현수이씨사리탑 함풍이년임자사월이십일)'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 마애부도는
조선 철종 3년(1852년)에 조성되었으며, 부도의 주인은 스님이 아닌 일반 신도로 추정됩니다.
마애부도는 조성하기에 가장 간단한 형태의 부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조선 후기인 18세기∼19세기에 서울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조성되었으며, 전국적으로 약 24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