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청송 대전사 삼층석탑

sky_lover_ 2013. 8. 8. 07:09

- 청송 대전사

북 청송에는 거대한 암벽을 병풍처럼 두른 주왕산(周王山)이 있습니다. 주왕산에서 주방천계곡이 특히 볼 만한 데, 그 입구에 대전사(大典寺)라는 절이 있습니다.

이 절은 신라 문무왕 12년(672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하기도 하고, 진성여왕 6년(892년)에 낭공대사가 창건했다고도 합니다.
절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산을 뒤에 두고 자리 잡은 그 모습만은 무척 인상적입니다.

- 대전사 삼층석탑

대전사에서 중심 전각은 보광전(普光殿)입니다. 이곳에는 석가여래불을 주존불로 모셨습니다. 이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조선 현종 13년(1672년)에 중건한 것으로,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일 뿐만 아니라 이곳을 대표하는 건물입니다.

이 건물 앞쪽 마당에 석탑 하나가 있습니다. 많은 부분의 탑재가 없어져
최근에 새로 해 넣고 복원하였는데, 왠지 낯섭니다. 하지만 이 탑이 있기에 이 절의 연륜이 통일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감을 알 수 있습니다.

- 기단부 면석

이 탑에서의 원래 탑재는 하층기단 면석의 일부, 상층기단의 면석과 상대갑석의 일부, 그리고 2층 몸돌과 3층 지붕돌뿐입니다.
그러니 상층기단의 면석을 제외하면 최근에 만든 탑이라 해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 탑이 그나마 눈길을 끄는 것은 상층기단의 면석 때문입니다. 이곳에는 여러 인물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인물상들은 비록 곳곳이 닳고 깨어졌지만, 예사롭지 않은 조각 솜씨를 보여줍니다.


- 기단부 인물상


상층기단 면석에 새겨진 인물상입니다. 오른손에는 긴 칼을 쥐었고, 왼손은 두 손가락을 맞닿아 동그란 원을 만들었으며, 두꺼운 갑옷을 입고 있습니다. 발아래는 부서져 알 수 없습니다.


이 인물상에 대한 견해는 서로 엇갈립니다. 사천왕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고, 팔부중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인물상이 새겨진 부위가 상층기단 면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팔부중상일 가능성이 크나, 이곳에 사천왕상을 새긴 예도 있고 그 형태를 보아 한쪽으로 쉽게 단정하기가 어렵습니다.


- 기단부 면석

다른 면석의 모습입니다.


- 기단부 인물상

이 인물상은 머리 뒤로 두광이 있고, 머리에는 관 같은 것을 썼습니다.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섰는데, 두 손으로 받들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인물상은 보살상으로 보이지만, 팔부중상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 기단부 면석

또 다른 면석의 모습입니다. 이곳에도 다양한 인물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인물상의 크기를 보면 서로 차이가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1과 4가 크기가 조금 작고, 2와 3이 조금 큽니다. 1과 4가 같은 석탑의 면석이고, 2와 3이 또 다른 석탑의 면석입니다. 2기의 석탑 면석이 서로 섞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2기의 석탑 부재가 한 탑에 섞여 있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올라 잠시 머릿속이 어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