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죽림사 석탑
- 영천 죽림사 석탑
영천 봉죽리에 죽림사(竹林寺)가 있습니다. 이 절은 헌덕왕 1년(809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하니, 그
말대로라면 꽤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죽림사에서는 몇몇을 빼곤 예스러움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것은 절의 지난 발자취와 무관치 않을 것입니다. 절은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다가 중건되는 등 부침을 거듭하다 한국전쟁 때
폐사되었습니다. 지금 절의 모습은 근래에 들어와 다시 지어진
것들입니다.
- 죽림사 석탑
영천 시내 쪽에서 대구 쪽으로 가다가 영양교를 지나자마자 금호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비교적
쉽게 죽림사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천IC 쪽에서 찾아가다 보니 거여초등학교와 해현지를 지나 북쪽으로 올라가야 했습니다. 길을 가는
내내 안내판 하나 없어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찾아간
죽림사는 요즘 크게 불사를 일으킨 절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여 씁쓸했습니다. 크기만 지나치게 큰 일주문 하며, 국적불명의 부도 하며,
천편일률적인 석탑 하며, 그 밖에도 그저 그런 석조물들 하며...
- 죽림사 석탑
그럼에도
굳이 이곳을 찾은 것은 바로 이 석탑 때문입니다.
이 석탑은 대웅전 정면에 있는 새로 조성한 삼층석탑을 말하는
게 아니라, 대웅전 옆 한쪽에 있는 석탑입니다. 탑 일부는 없어지고, 남아 있는
것도 여기저기 깨어진 볼품없는 탑입니다. 그래도 낯설고 형식적인 탑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숨 쉬는 탑입니다.
탑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탑의 크기는 고만고만하였을
것이고, 모습 또한 수더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석탑 부재가 모두 같은 탑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석불
석탑 양쪽으로 아주 자그마한 석불이 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조성된 석불로, 유달산 88불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목포 유달산에 88개의 석불을 세워 일본 불교의 성지로 조성하였습니다.
유달산 88불은 바로 그 석불을 말합니다.
어떠세요? 석탑과 석불이 서로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