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자장암 마애삼존불
- 통도사 자장암 마애삼존불
자장암은
통도사 산내암자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곳은 '금와보살'로 불리는 신비한 금개구리 이야기도 있고, 주위 경치 또한
아름답습니다.
자장암은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창건하기 전에 수행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자장암이지요. 하지만 그런 오랜 역사를 증명해줄 만한 것은 지금 남아 있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모든 게 다 씻겨나간 것일까요?
이곳
관음전 오른쪽에 있는 높이 4m 바위 면에 마애불 하나가 있습니다. 가운데에
아미타불, 그리고 협시불로
대세지보살과 관세음보살이 있는 마애삼존불입니다.
- 아미타불
본존불인 아미타불은
결가부좌로 앉아 있습니다. 수인은 오른손을 가슴까지 추켜올려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왼손은 아래로 내려 엄지와 중지를 맞댄, 하품중생인을 하였습니다.
- 아미타불
아미타불은 가볍게 미소를 띠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집니다. 두광에는 별다른 장식이 없고, 단지 군데군데 범어(梵語)가 음각되어 있습니다.
- 협시보살(왼쪽: 대세지보살, 오른쪽: 관세음보살)
협시불은 반쯤 접힌 병풍처럼 바위면을 달리한 곳에 새겨져 있습니다. 크기는 주불인
아미타불의 어깨높이 정도이고, 비교적 섬세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대세지보살 아래쪽에 마애불 조성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상즉위삼십삼년 병신칠월일 화주 길산 정일 김익래 김홍조 정태섭 이선동 박한순 장운원(聖上卽位三十三年 丙申七月日
化主 吉山 定一 金翼來 金弘祚 鄭泰燮 李善同 朴漢淳 張雲遠)"
여기에서 성상(聖上)은 고종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
마애불은 고종 즉위 33년인 1896년에 조성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마애불은 불교를 억눌렀던 조선왕조의 저물어가는 마지막 끝자락에 남겨진 마애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