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선림원터에 서서...

sky_lover_ 2011. 11. 9. 07:05

 

- 선림원터

양 미천골 계곡 깊숙이 있는 선림원터는 꿈에 그리던 곳입니다. 그곳은 언젠가 한 번은 꼭 찾아가리라 마음먹었던 곳입니다.

절은 이미 오래전에 없어졌고, 빈 절터에는 탑과 석등과 부도 및 부도비만이 남았습니다. 깊고 깊은 산 속 이곳에서 들리는 소리라고는 절터 앞을 흐르는 냇물 소리뿐입니다. 이보다 더한 적막감과 호젓함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 서서 느껴지는 막막하기만 한 이 느낌을 아득히 먼 옛적에 이곳에 머물렀던 사람들도 느꼈을까요?

천 년이 넘는 오래전에 있었던 이곳 절 이름을 선림원(禪林院)이라고 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아 끊임없이 정진하는 데에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을까요?

- 선림원터

이런저런 상념을 뒤로 하고 고개를 들어 홀로 선 탑 너머의 산을 올려다봅니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깎아지른 듯 솟은 산 아래에 선 탑은 너무나 작아 보입니다.

- 선림원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절터 너머로 안개가 스멀스멀 스쳐 지나갑니다. 그런 가운데도 절터 한쪽에 자리한 부도비와 석등, 그리고 부도는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서 있습니다. 말없이 모든 것을 말하듯 말입니다.

- 선림원터

우리에게 일어나는 사소한 어떤 일 하나조차도 그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는 게 우리 삶입니다. 그래도 세상은 돌고 돌며, 어딘가로부터 왔다가 찰나와 같은 한순간을 살다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납니다. 이것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요.

한순간 부는 바람처럼 짧고 모든 게 안갯속과도 같은 삶 가운데 나는 무슨 인연이 있어 이곳까지 찾아오게 된 것일까요? 또한, 이곳은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할까요?

댓글수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