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국립경주박물관 고려 상형청자 특별전

sky_lover_ 2025. 6. 28. 07:24

- 포스터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고려 상형청자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상형청자(象形靑磁)는 인물, 동물, 식물 등의 형상을 본떠 만든 청자를 말하며, 특히 고려 상형청자는 아름다운 비색(翡色) 유약과 빼어난 조형성으로 이 시기 공예의 높은 기술적 성취와 독자적 미감을 보여주고 있어 한국 문화의 정수로도 일컬어져 왔습니다.

 

고려 상형청자에 보이는 다양한 형상들이 통일신라시대 경주에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구황동 원지의 오리모양 뿔잔과 월지의 사자모양 향로뚜껑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물에 형상을 더하는 전통이 고려시대까지 이어져 청자에서 빛을 발하였습니다.

 

이번 특별전 전시물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 오리모양 뿔잔, 통일신라, 경주 구황동 원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오리모양 뿔잔입니다.

 

이 뿔잔은 손잡이 부분이 오리가 머리를 틀어 자기 꼬리를 물고 있는 형상이고, 몸통 부분은 뿔잔의 형태입니다. 표면에 유약이 남아있지 않아 유약이 시유되지 않은 초벌구이 상태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오리모양 뿔잔, 통일신라, 경주 구황동 원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오리모양 뿔잔에는 오리의 얼굴과 양각된 물새 등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 납석제 사자모양 향로뚜껑, 통일신라 8~9세기, 경북 경주 월지와 동궁, 국립경주박물관

납석제 사자모양 향로뚜껑입니다. 

 

사자는 앞발을 꼿꼿이 세우고 뒷발을 웅크렸습니다. 시선을 전면(前面)으로 한 채 두 눈을 부릅뜨고 입은 크게 벌린 모습입니다. 사자의 갈기와 털이 비교적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습니다.

 

- 납석제 사자모양 향로뚜껑, 통일신라 8~9세기, 경북 경주 월지와 동궁, 국립경주박물관

 

납석제 사자모양 향로의 바닥에 사자의 코와 입으로 통하는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이곳을 통해 향의 연기가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 청자 사자모양 향로뚜껑, 고려 12세기, 충남 태안 대섬 출수, 보물,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청자 사자모양 향로뚜껑입니다.

 

이 향로 뚜껑은 우락부락하고 납작한 얼굴과 힘을 잔뜩 넣은 다리를 하고 있어 보통 사자 모양 향로 뚜껑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 청자 사자모양 향로뚜껑, 고려 12세기, 충남 태안 대섬 출수, 보물,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청자 사자모양 향로뚜껑은 태안 대섬 해저에서 발굴되었습니다.

 

이 향로 뚜껑은 사자 몸의 곳곳이 갈라져 연기가 새어 나옵니다. 그런데도 당시 상형청자가 귀했기 때문에 만듦새가 떨어져도 생산지에서 개경으로 운송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청자 철화 퇴화무늬 두꺼비모양 벼루, 고려 12세기, 충남 태안 대섬 출수, 보물,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청자 철화 퇴화무늬 두꺼비모양 벼루입니다.

 

이 벼루는 등 부분을 과감하게 떼어내 먹을 가는 연당(硯堂)과 먹물이 고이는 연지(硯池)를 만들었습니다. 형태는 두꺼비가 웅크리고 앉아 위를 응시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표면에 퇴화기법으로 동그란 점을 찍어 두꺼비의 거친 피부를 나타내었습니다.

 

이 벼루는 벼루 전체를 상형청자로 만든 유일한 예이며, 당시 개경 귀족의 취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 청자 철화 퇴화무늬 두꺼비모양 벼루, 고려 12세기, 충남 태안 대섬 출수, 보물,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청자 철화 퇴화무늬 두꺼비모양 벼루는 태안 대섬 해저에서 목간(木簡)과 함께 발굴되었습니다.

 

목간에서 '탐진현재경대정인수호부사기일과'(耽津縣在京隊正仁守戶付沙器壹裹)이라는 묵서가 적혀 있는데, '탐진(지금의 강진)에서 개경에 있는 대정 인수 집에 도자기 한 꾸러미를 보낸다'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목간의 내용으로 보아 이 벼루는 강진에서 제작된 후 운반 중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청자 원숭이•석류모양 연적,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부근, 국립중앙박물관

청자 원숭이•석류모양 연적입니다.

 

이 연적은 목뒤에 방울을 달고 있는 원숭이가 석류 열매에 매달려 있습니다. 실제로 원숭이가 석류보다 훨씬 크지만, 여기에서는 석류가 원숭이보다 큽니다.

 

이 연적은 연적이라는 그릇 고유의 기능을 유지하되 소재의 특징과 조형미를 최대로 살려 만든 독특한 감각과 기술력이 돋보입니다.

 

- 청자 원숭이모양 먹 항아리, 고려 12세, 경기도 개성 부근, 국립중앙박물관

 

청자 원숭이모양 먹 항아리입니다.

 

이 먹 항아리는 원숭이가 먹물을 담는 항아리를 두 손으로 들고 있는 형태입니다. 원숭이 목에는 방울을 달려 있고, 꼬리가 등에 착 달라붙어 있습니다.

 

- 청자 석류모양 주자, 고려 12세~13세기, 경기도 개성 부근, 국립중앙박물관

 

고려 문인들은 석류를 옥 이슬방울이나 선인(仙人)의 음료로 부르는 등 귀하게 여겼습니다. 

청자 석류모양 주자는 석류 열매 네 개의 형태를 합쳐서 만들어졌습니다. 맨 위의 입수구는 석류 꼭지를 크게 벌려 액체를 넣기 쉽게 만들었고, 옆쪽 주구는 석류잎을 돌돌 만 형태입니다.

 

이 청자 주자는 열매, 잎, 가지 등 석류의 모든 요소를 집약하여 독보적인 조형미를 보입니다.

 

- 청자 참외모양 연적, 고려 12세기,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청자 참외모양 연적입니다.

 

이 연적은 참외밭에서 참외를 갓 딴 것처럼 줄기와 잎이 붙어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형상의 고려청자는 현재까지 이 청자가 유일합니다.

 

- 청자 참외모양 연적, 고려 12세기,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청자 참외모양 연적은 물을 넣고 따르는 부분은 잎사귀 두 개를 서로 맞붙여 만들어졌습니다.

 

이 연적은 바닥을 편평하게 다져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통통한 과실과 꼬불거리는 줄기, 그리고 넓적한 잎 등이 실제 참외의 모습을 방불케 하며, 생동감이 넘칩니다.

 

- 청자 사람모양 주자, 고려 13세기, 대구시 달성군 내동, 국보, 국립중앙박물관

 

마지막으로 청자 사람모양 주자입니다.

 

이 주자는 1971년 대구시 외곽에 있는 한 과수원의 땅속에서 온전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지금 전하는 고려청자의 대부분은 도굴로 세상에 나와 있는데, 이 청자는 출토지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습니다.

- 청자 사람모양 주자, 고려 13세기, 대구시 달성군 내동, 국보, 국립중앙박물관

 

청자 사람모양 주자는 정수리에 뚫린 구멍이 입수구이고, 손에 든 복숭아의 앞부분이 출수구입니다. 물 넣는 구멍을 덮었을 뚜껑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구름 위에 앉아 있는 인물은 머리에 보관을 썼고, 물고기 지느러미 같은 소매가 달린 옷을 걸쳤으며, 양손으로 7개 복숭아가 놓인 쟁반을 받쳐 들었습니다.

 

인물의 등에는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손잡이 윗부분에 작은 고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 청자 사람모양 주자, 고려 13세기, 대구시 달성군 내동, 국보, 국립중앙박물관


이 주자의 인물은 곤륜산에 살면서 불로장생의 복숭아인 선도(仙桃)를 준다는 서왕모(西王母) 또는 서왕모와 관련된 인물로 추정됩니다. 보관에 새겨진 새는 서왕모의 시중 역할을 하는 청조(靑鳥)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2025.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