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탑골 삼층석탑
- 남산 탑골 삼층석탑
경주 남산 부처바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석탑 하나가 서 있습니다.
탑이 서 있는 곳은 주위보다 약간 높은 언덕입니다. 이 언덕 전체를 탑의 기단부로 생각했는지 단층기단만 두었습니다. 조성시기는 고려시대로 추정되며, 높이는 4.5m쯤 되고, 넘어져 있던 것을 1977년에 다시 세워놓았습니다.
- 남산 탑골 삼층석탑
탑의 모습은 평범합니다. 기단부와 탑신부 어느 것 하나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경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단부는 단층입니다. 기단부 면석에는 모서리기둥만 새겼을 뿐 다른 장식은 없고, 갑석에는 아랫면에 부연을 두었습니다. 탑신부는 3층입니다.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의 돌로 되어 있습니다. 몸돌에는 모서리기둥을 새겼고, 지붕돌의 낙수면은 급하며, 지붕돌 층급받침은 3단입니다. 상륜부는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 1층 지붕돌
비록 평범한 탑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지붕돌의 낙수면에 다른 탑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지붕돌 낙수면 모서리에 추녀마루를 도톰하게 새겨 놓았습니다.
이러한 양식은 경주 지역에선 정혜사터 석탑 등 몇몇 석탑에서 나타나는데, 미륵사탑이나 정림사탑에서 볼 수 있는 백제 석탑 양식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런 백제 석탑 양식이 왜 경주 지역의 석탑에 나타나 있는 걸까요?
- 남산 탑골 삼층석탑
평범하기만 한 이 탑이 그래도 눈길을 끄는 데는 탑이 서 있는 위치가 한몫합니다.
탑과 부처바위는 서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곳에 탑을 세운 것도 다 부처바위 때문일 것입니다. 부처바위를 하나의 법당으로 여겼고, 그것에 맞추어 이곳에 탑을 세웠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