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원효암 동편 삼층석탑

sky_lover_ 2012. 7. 8. 19:30

- 원효암 동편 삼층석탑

어사에서 원효암까지는 차로는 갈 수 없고, 20여 분 땀 흘려가며 발품을 팔아 산길을 올라가야만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찾는 사람도 드물어 적적함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이 암자는 원효암이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비록 작은 암자이지만 그 내력은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작은 암자답지 않게 그곳에는 석탑 2기가 있습니다.

먼저 원효암 동편에 있는 석탑부터 소개합니다.

- 원효암 동편 삼층석탑

원효암 동편 삼층석탑은 원효암 대문에서 제법 떨어진 길가 빈터에 있습니다. 여름의 짙은 녹음으로 그늘 속에 숨은 듯이 있습니다. 탑은 3층 탑신부만 남았고, 길을 사이에 두고 부도밭과 마주 보고 있습니다.

- 기단부 부재

탑을 살펴보기 전에 탑신부를 받치고 있는 부재부터 한 번 살펴볼까요?

이 부재는 상대갑석을 거꾸로 엎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1층 몸돌이 놓인 부분은 보면, 치석이 되지 않은 모습이 뚜렷합니다. 이것은 이 부분이 기단 면석으로 가려진 부분, 즉 아랫부분임을 뜻합니다. 위로 놓여있는 부연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층기단의 면석과 하대갑석으로 보이는 부재도 같이 땅에 놓여 있습니다. 이것으로 볼 때, 이 탑은 이층기단에 삼층석탑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기단부와 상륜부는 없어지고 탑신부만 남았지만 말입니다.


- 탑신부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 하나의 돌로 되어 있습니다.

몸돌에는 모서리기둥이 새겨져 있을 뿐 다른 장식은 없습니다. 지붕돌은 낙수면이 비교적 가파른 편이고, 층급받침은 4단입니다. 그런데 2층과 3층 몸돌이 조금 어색해 보입니다. 이 부분은
아마도 뒤에 보충된 것으로 보입니다.

탑의 형식은 지방으로 내려오면서 규모가 작아지고 섬약해지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만든 시기는 10세기경, 통일신라시대 말이나 고려시대 초쯤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이 탑은 원래 위치에 다시 세워졌다고 합니다. 원효암 금당의 위치와 창건 시기를 추정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지붕돌 전각

탑은 짙게 드리운 녹음 속에 잠겨 있습니다. 오직 침묵만이 깃든 이곳은 적적함 그 자체입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곳에 머물 수는 없는 법, 이제 이 탑과도 헤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뒤돌아볼수록 지붕돌의 전각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