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위에 놓인 대산사 석탑
- 대산사 삼층석탑
청도 각남면 옥산리 월은산(月隱山) 정상 가까이에 대산사(臺山寺)가 있습니다.
절 아래 대산지(臺山池)에서 대산사로 오르는 산길은 뱀 모양과 비슷하고, 대산사를 품은
월은산의 지형은 제비가 알을 품은 형상이라고 합니다. 그
때문이었는지 이곳엔 뱀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런 뱀을 쫓아내기 위해 경내에 별난 석탑 하나를 두었습니다.
원통전 앞마당에 있는
석탑이 그것입니다.
- 멧돼지가 새겨진
지대석
먼저 탑이 놓여 있는, 자연석으로 된 지대석 아랫부분을 살펴보십시오.
이곳 한쪽 모서리에서 멧돼지 머리가 보입니까? 넓적한 두 귀와 부릅뜬 두
눈, 그리고 툭 튀어나온 주둥이와 콧구멍을 말입니다.
- 대산사
삼층석탑
탑은 네모난 자연석 위에 이층기단과
삼층석탑의 형식을 갖추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3층 지붕돌이 없어져 얼핏 보면 이층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크기는 어른 키보다는 조금 더 큽니다. 그러니 자그마한 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단부는 네모난 돌로, 우주나 탱주가 새겨져 있지 않습니다. 갑석에는
아랫면에 부연이 없고, 윗면에는 지붕돌의 낙수면처럼 경사를 두었습니다. 몸돌에도 우주가 새겨져 있지 않고, 지붕돌의 층급받침은 3단입니다.
상륜부에는 복발만
남았습니다.
- 대산사
삼층석탑
이 탑은 전체적으로 소형화, 간략화되었습니다.
이끼가 잔뜩 낀 데다가 지붕돌도 군데군데 깨어졌어 그런지 몰라도 꽤 오래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탑은 1950년경에 세운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 60여 년 되었군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고려시대에 세운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맞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60여 년보다는 더 되었을 것 같습니다.
제비가 알을 품은 형상이라는 대산사, 그리고 주변에 많았던 뱀들, 이런 가운데
세운 멧돼지 형상이 새겨진 석탑. 이곳 스님의 말에 따르면 이 탑의 영험함 때문에 지금 대산사에서 뱀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탑 때문에 뱀들이 없어졌을까요?
사실이 어찌 되었든 간에 이 모든 것이 어울려서
생겨난 이런저런 이야기들,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습니다.